▲ 최태원 SK그룹 회장.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SK하이닉스가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계기로 기지개를 펴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46조원 투자 검토에 들어간 것. 천문학적인 금액인 만큼 실현 가능성 여부 및  그에 따른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반도체 시장 경쟁 격화로 생존 위한 확장 불가피

최태원 회장은 지난 17일 계열사 임원들과의 회의를 가진 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46조원 투자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선 최태원 회장의 이 같은 투자계획이 비현실적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매년 4~5조원을 투자하던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갑작스레 천문학적인 액수를 추가투자 할 메리트가 있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반도체 업계의 약진 등으로 업체 간의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 속에서 오히려 생존을 위한 투자 확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모바일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33.5%를 차지했다. 올해 2분기 실적 또한 매출액 3조9,229억원, 영업이익 1조83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7.6%를 기록했다. 직전분기(28.2%)에 비해 0.6%포인트 줄었지만 5분기 연속 20%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우선 SK하이닉스의 주요매출수익은 D램 반도체인 반면, 수요 둔화 및 생산과잉으로 D램 반도체 가격이 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SK하이닉스는 3차원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기술적으론 삼성 등에 밀리고 생산량에선 세계시장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향후 10년간 1조위안을 투자해 반도체 국산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반도체 치킨게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과감한 생산시설 확충을 통한 시장점유율 유지·확대와 신규기술개발이 필요한 배경이다. 이에 최태원 회장의 46조원 투자 방향은 D램 및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확대와 기술개발 등 반도체 사업 전반적인 부분에 이뤄질 전망이다.

◇ 경제효과 얼마나?

그렇다면 이런 투자가 이뤄진다는 가정 하에 경제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될까.

반도체 공장을 하나 설립하는 것만으론 큰 고용효과가 나타나긴 어렵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비스 산업에서의 투자가 IT제조업에서의 투자보다 3배이상의 고용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공장 설립 단계부터 투입되는 건설인력들 및 그를 뒷받침할 연계업종의 활성화 등을 고려하면 경제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과 더불어 SK하이닉스는 설계부터 제조·조립 등 모든 영역을 수행하는 종합반도체 업체다. 웨이퍼 제작부터 회로설계, 마스크 제작, 웨이퍼 가공 등 수많은 공정을 거치는데, 이와 관계된 수많은 업체들이 영향을 받는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지난 2013년 SK하이닉스가 15조원 규모를 투입해 이천 M14반도체 생산라인을 세울 당시 “향후 7년간 55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8조원의 부가가치효과, 21만명의 고용창출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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