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지속가능경영의 원칙 중 하나로 고객가치향상을 내세우고 있다.<출처=LG전자>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LG전자가 고객대응에 있어 대기업답지 않은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요한 보안패치를 1년도 안된 몇몇 스마트폰에서 제외시켰다고 답변했다가 이를 번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내부혼선으로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돼 결국 기업의 이미지도 손상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LG전자 서비스센터-홍보실 엇박자

국내 온라인커뮤니티 루리웹 이용자 A씨는 최근 자신이 LG전자서비스 공식 홈페이지에 수차례 문의한 결과를 캡쳐, 게시판에 공개했다. LG전자가 보안에 취약한 스테이지프라이트(Stagefright)의 패치를 어떤 기종에 해줄 것인지 등에 관해서다.

A씨가 공개한 내용을 취합하면 LG전자 고객센터 측은 스테이프라이트 취약성 패치가 준비중인 모델은 G2, G3, G3.Cat6, G4, G Pro, G Pro2, Volt LTE, Gentle, G Flex2, G Stylo, band Play, WineSmart 3G, Magna, Vu3, G Flex, F70, G3 Beat, AKA, 옵티머스 GK, L70, Gx 등 이라고 밝혔다.

또 G3A와 G3Screen 등 1년도 안된 두 기종이 패치에서 제외된 이유로 “안정화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외 모델(G3A, G3Screen)은 스테이지프라이트 취약점 수정버전에 따른 소프트웨어 안정화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커뮤니티에선 출시된 지 1년도 안된 스마트폰의 지원을 포기했다며 비난의 글들이 이어졌다.

그러나 LG전자 홍보실 측의 설명은 달랐다. 홍보실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스테이지프라이트 취약점 패치는) 전반적으로 모든 모델에 적용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식 채널을 통한 답변이 번복된 것이다.

◇ 논란되자 추가지원?…본사-서비스센터 불통, 고객 몫으로 남아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 <시사위크> 취재결과, LG고객센터 측은 본사 측에서 보내온 정보만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확인된 부분만 안내가 가능해 다른 모델에 대한 문의를 받게 되면 ‘일정이 확인되지 않는다’라고 안내한다”고 밝혔다. 서비스센터가 고객에 대한 답변 작성에 임의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본사에서 내려오는 내용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실제 A씨는 “반드시 사업부에 문의후 해당 질의사항에 답변 바란다”며 ‘G3A와 G3 Screen의 패치여부를 문의했고, 서비스 센터는 “소프트웨어 안정화에 어려움이 있어 제외됐다”고 답변했다. 본사 측의 명확한 입장이 아니고선 대답할 수 없는 문구인 셈이다.

▲ A씨가 LG전자 서비스센터에 문의한 내용.
▲ LG전자 서비스센터의 답변.
또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업데이트 관련해) 제품 선정 등 결정은 LG전자에서 관여하고 우리 쪽엔 공지사항으로 전달되고 있다”며 “최초 8월 7일 1차모델만 등록된 것 같고 오늘(20일)날짜로 2차 추가모델이 확정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LG전자 측이 당초 G3A와 G3 Screen를 패치대상에서 제외시켰지만 논란이 일자 급히 추가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낳고 있다.

홍보실 관계자는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업데이트 모델에 대한) 누락이 있던지 그랬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고객과 소통창구인 서비스센터와 본사 간의 불통이 또 문제로 남는다. 본사의 지시를 받고 매뉴얼대로 응대하는 서비스센터에 부정확한 정보가 전달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의 몫으로 남게 되고 해당 기업 또한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A씨는 “LG 스마트폰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LG전자가 일부 기종에 대한 사후지원 포기 등 배신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라며 “고객들이 LG전자의 사후지원에 불만이 많은데 정작 LG전자는 애플 탓이나 직원 탓을 하니 참 문제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스테이지프라이트(Stagefright, 무대공포증)란?

스테이지프라이트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내에 탑재된 ‘미디어 플레이백 툴로, 영상 또는 음성이 첨부된 문자메시지를 사용자가 확인 전에 미리 읽는 기능이다. 최근 해외 한 보안업체는 해커들이 비디오 및 오디오 파일에 악성코드를 심어 보낸 문자를 사용자가 클릭하지 않아도 이 기능을 통해 해킹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악성코드에 문자메시지를 스스로 지우는 기능이 추가될 수도 있어, 사용자가 문자를 받았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 채 해킹당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구글은 긴급패치를 제작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LG전자도 취약점에 대한 보안패치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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