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이랜드 최종양 사장(왼쪽 첫 번째)과 미국 ‘커피 빈 앤 티 리프’의 제프 슈뢰더(Jeff Schroeder) CEO의 모습.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이랜드그룹이 중국 커피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4일 이랜드그룹은 미국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빈 앤 티 리프(Coffee Bean & Tea Leaf, 이하 커피빈)’의 중국 사업권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랜드그룹이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커피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중국’ 커피시장의 성장세… 이랜드 ‘커피빈’ 성공할까?

앞서 이랜드는 1996년 중국 진출 이후 ‘이롄(衣戀)’이라는 중국 법인으로 패션 브랜드 사업을 성공시킨 바 있다. 이롄은 1997년 2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2013년 2조1,500억원을 기록해 연평균 53%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한국 이랜드 패션 부문 매출액이 1조9,500억원이었던데 비하면 중국 이롄의 매출이 더 컸을 정도로 이롄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매장 수도 당시 28개에서 6,200개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이랜드는 약 20년간 축적된 중국사업 노하우와 유통 네트워크에 글로벌 브랜드인 커피빈을 결합하겠다는 방침이다. 196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후 국내는 물론 미국, 독일 등 세계 30개국에 1,0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커피빈인 만큼 커피시장이 도약기에 접어든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는 예측인 것이다.

특히 이랜드가 중국 249개 도시에 1,070개 백화점과 7,300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커피빈 진출로 인한 수혜가 클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놓고 있다.

현재 중국 커피시장은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커피 소비는 매년 15%가량씩 늘고 있다. 세계 커피시장 성장률이 2%인데 비하면 중국 커피시장의 성장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중국 커피시장 규모는 약 2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 커피시장 규모가 약 2조원인데 비하면 10배가 넘는 수치다. 중국의 주요 도시에는 미국 ‘스타벅스’, 영국 ‘코스타’, 홍콩 ‘퍼시픽’ 등 해외 유명 커피숍 프랜차이즈들이 들어서있다. 현재 스타벅스가 1,500개 매장으로 중국에선 가장 많은 매장 수를 확보하고 있으며 코스타와 퍼시픽 등이 각각 400~500개 매장으로 2위를 다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랜드는 수년 안에 중국 전역에 1,000개 커피빈 매장을 개설할 계획임을 밝혔다. 중국 커피시장에서 안정적인 2위 자리를 확보한 뒤 10년 내에 스타벅스를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커피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시장에서 카페베네가 고전한 점을 들어 이랜드의 중국 커피시장 진출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카페베네는 가맹점 분쟁, 임금체불 등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지만 중국 현지법인은 자금이 부족해 이를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채비율도 2013년 664.9%에서 2014년 1401.5%까지 폭등했고 가맹점도 올해 들어 100여곳 이상 줄었다. 카페베네는 정상화를 모색중이라고 강조하지만 철수설,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랜드 측은 카페베네의 사례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사실 카페베네의 경우도 중국 내 400~500개의 매장 수를 보유하고 있어 가맹점 수에서는 2위를 다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카페베네의 경우 개별 매장들의 매출이 연이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에다 애초 브랜드강화를 위한 노력보다는 매장확대에만 주력해 무리한 사업을 펼쳤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중국시장 내 견고한 유통 네트워크를 갖춘 이랜드의 중국 커피시장 진출과는 다른 양상인 것으로 보인다.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커피시장의 추세에 힘입어 이랜드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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