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하반기와 지난 13년간의 대졸 신입사원에 대한 채용동향 분석 결과 대기업은 답보수준에 머물렀고, 중견기업은 역대급으로 하락해 참담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구직자들로 북적이는 한 채용 박람회장.<사진=뉴시스>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인크루트가 올해 하반기와 지난 13년간의 대졸 신입사원에 대한 채용동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대기업은 답보수준에 머물렀고, 특히 중견기업은 역대급으로 하락해 참담한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대표 이광석)가 1,700여개 상장사 중 조사에 응한 872개사의 하반기 대졸신입사원 채용계획 조사결과 채용계획이 있다고 밝힌 곳은 소폭 늘었지만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채용인원은 오히려 2.4%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2015년 7월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4년제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에 대해 주요 대기업을 포함한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상장기업의 채용담당자와 일대일 전화조사로 진행됐다. 조사에 응한 872곳의 기업 중 대기업은 107곳(12.3%), 중견기업은 238곳(27.3%), 중소기업은 527곳(60.4%)으로 구성되어 있다.

◇ 채용계획 소폭 상승했지만 전체 채용인원 ‘감소’, 중견기업 ‘암담’

올 하반기 공채의 두드러지는 점은 ‘전년 대비 채용계획이 소폭 상승했지만 이는 일부 대기업에 한할 뿐, 중견기업은 조사 이래 최저치’라는 것. 올해 채용계획을 밝힌 곳은 39.5%로 지난해 38.9% 대비 0.6%가 상승했다. ‘채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기업은 39.6%였고 (지난해 42.8%), ‘아직 채용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곳’은 20.9% (지난해 18.3%)로 집계됐다.

올 하반기 채용계획이 있다고 밝힌 곳은 대기업(52.3%)>중소기업(33.8%)>중견기업(33.6%)순으로, 지난해 대비 일괄 하락했다. 특히 올해 눈에 띄는 점은 중견기업의 채용계획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채용계획이 지난해 대비 1.0%내외 줄어든 데 비해, 올해 중견기업에서 채용 계획을 밝힌 곳은 33.8%로, 지난해 42.9% 대비 무려 9.3%만큼 줄어든 것이다.

▲ 연도별 하반기 채용 전망조사 비교(단위:비율%)<제공=인크루트>
◇ 업종별 명암 갈려… 금융, 정보통신 ‘맑음’ vs 자동차·부품, 기타제조 ‘흐림’

한편 하반기 채용계획은 업종별로 다소 차이가 큰 편이다. 총 11개 업종 중 채용계획이 있는 업종을 확인해보니 금융 업종이 55.2%로 가장 높았고 자동차·부품 분야가 20.7%로 가장 낮았다. 지난해 대비 채용증감폭 또한 이 두개 업종이 각각 최고 상승폭과 최저 하락폭을 기록했다. 금융이 지난해 대비 무려 ↑19.1% 만큼 채용계획을 늘렸고, 반대로 자동차·부품 분야는 전년 대비 ↓18.6% 만큼 채용계획을 줄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금융(55.2%)에 이어 ▲식음료(46.4%) ▲유통·무역·물류·운수(46%) ▲제약(44.8%) ▲석유화학(43.9%) ▲건설(40%) 등 6개 업종이 40%이상의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금융 분야의 경우 증시 불안정, 저금리 등의 이슈가 있지만 지난해 바닥을 찍고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는 전망이 있어 채용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자동차·부품에 이어 ▲기타제조와 ▲기계·철강·조선·중공업 분야는 각각 26.5%, 34.5%가 채용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채용이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지난해 대비 채용의향을 늘린 업종은 전체 11개 업종 중 6곳이었다.

◇ 전공별 채용비중 역시 명암 갈려… 역량 중심 채용은 늘리는 추세

인사담당자중 85.4%는 신입사원 채용시 전공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업종별 전공고려 여부에 대한 비율에는 차이가 있었는데, 고려비율이 높은 업종 중 ▲기계·철강·조선·중공업(91.9%) ▲석유화학(91.8%) ▲물류운수(90%) 3개업종은 전공고려 비율이 무려 90%를 상회했다. 상대적으로 전공간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은 ▲금융(56%) ▲정보통신(64%) ▲유통무역(67%) 등으로 나타났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역량중심채용’에 대한 기업의 인식은 어떠할까? 지난해 지원자의 역량을 고려한 채용을 진행하는지를 확인해본 결과 전체의 84.6%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아니다’라는 응답은 15.4%에 달했다. 올해는 소폭이지만 역량중심채용 진행비중이 늘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고용문이 닫혀가는 것은 아닐지 의심해 보아야 할 정도”고 밝혔다. 특히 “최근 대기업발 대규모 채용인원 증편안이 발표되고 있지만 이중 대졸 신입 사원에 대한 정규직 일자리를 실질적으로 늘린다는 곳이 얼마큼 차지하는지는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며 “장밋빛 채용동향 발표에 현혹되지 말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하지만 혼돈 속에서도 직무역량 중심의 채용에 대해 기업이 긍정적으로 검토해 반영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할 필요가 있고, 대기업발 일자리 늘리기 대책이 고용시장 전반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만큼 이를 잘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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