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이 지난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새롭게 내놓은 SM7 LPe 모델이 국내 LPG 자동차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독과점 구조 속에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하던 시장이 ‘혁신의 바람’으로 활력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엔 르노삼성의 철학과 생존전략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더욱 주목을 끈다.

◇ 현대·기아차가 꽉 쥔 시장에 도전장 내민 르노삼성

국내 LPG 자동차 시장은 사실상 현대·기아차의 독무대다. 지난해 판매된 LPG 차량 중 상위 1~4위는 LF 쏘나타(현대), K5(기아), YF쏘나타(현대), 그랜저 HG(현대)로 현대·기아차가 휩쓸었다.

경쟁이 없어서일까. 국내 LPG 자동차 시장은 높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혁신이나 발전이 없었다. 여기엔 제도상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택시, 렌터카 등으로 소유가 제한된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르노삼성이 준대형 LPG 시장에 야심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달 초 SM7 LPe 모델을 전격 출시한 것이다. 그리고 잠잠했던 LPG 자동차 시장에 르노삼성이 던진 돌은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르노삼성의 SM7 LPe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주목할 부분은 크게 2가지다.

먼저, SM7 LPe는 2,000cc급 4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LPG 모델에 다운사이징 엔진을 적용한 것이다. 그러면서 각종 신기술을 적용해 차량 중량 역시 100kg 줄였다. 엔진이 힘이 줄었지만, 무게 역시 줄어들면서 성능은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이는 차량 가격 뿐 아니라 각종 비용의 감소로 이어진다. 배기량을 낮춘 덕분에 각종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가격에서부터 각종 세제혜택까지 합치면 경쟁모델 대비 최대 940만원을 아낄 수 있다.

▲ SM7 노바 LPe.
◇ “남들이 안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이 우리의 길”

두 번째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트렁크다. LPG 차량의 단점으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는 기존 차량에 비해 넉넉하지 않은 트렁크 공간이었다. 특히 트렁크 안쪽에 떡하니 자리잡은 LGP 탱크는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SM7 LPe는 다르다. LPG 탱크가 트렁크 아랫부분에 위치하면서, 기존 차량과 다를 바 없는 트렁크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적용된 신기술은 바로 ‘도넛 탱크’다. 유럽에서는 이미 많은 LPG 차량에 적용되고 있는 기술로, 국내에서는 SM7 LPe에 처음 적용됐다.

고객의 시각에서 혁신에 나선 르노삼성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기존 LPG 차량들은 비교적 협소한 트렁크 공간 탓에 접이식 휠체어나 유모차를 넣기 어려웠고, 골프백도 2개가 들어가면 꽉 찼다. 이는 준대형 LPG 차량의 주 고객층을 생각하면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 없었다.

르노삼성은 도넛 탱크 기술을 안전하게 적용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몰두했고, 관련 특허도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르노, 닛산, 포스코, SK가스,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외부와의 기술 협력과 제휴도 활발히 이뤄졌다.

이처럼 잠잠했던 LPG 자동차 시장에 혁신의 바람을 몰고 온 SM7 LPe엔 르노삼성의 철학과 생존법칙이 그대로 녹아 있다.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영업본부장)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르노삼성은 남들이 안 하는데,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서 시장에 내놓는 것이 역할이자 생존전략이다”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동안 LPG 시장을 꽉 쥐고 있으면서도 고객들의 욕구나 혁신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기존 업체와는 달리,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 그에 맞는 차량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이 준대형 LPG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즉 현재로썬 시장 점유율이 제로, 0%인 셈이다. 르노삼성은 이 점유율을 25%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당초 20%로 잡았던 것을 조금 더 높게 수정한 것인데, 이는 이달 초 내놓은 SM7 LPe에 대한 뜨거운 반응 때문이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SM7 LPe는 3주 만에 700대 계약을 돌파하며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다. 휴가철이 끝나고, 본격적인 마케팅이 이뤄질 9월엔 더 뜨거운 반응이 기대된다. 르노삼성의 철학과 생존전략이 고스란히 반영된 SM7 LPe가 잠잠했던 LPG 자동차 시장에 얼마나 큰 반향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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