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재정 의원.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한민족의 모든 문화유산을 집대성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친일부역자’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거나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배재정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 대백과사전에 실린 친일부역자 명단과 정보는 366명이다. 반면 지난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는 모두 4,389명의 친일부역자 명단과 정보가 수록돼 있다.

수록된 정보도 곳곳에 오류가 있었다. ‘을사오적’의 가장 대표적인 인물인 이완용은 인물을 구분하는 ‘성격’과 ‘정의’ 모두에서 ‘친일파’로 규정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을사오적의 한 사람인 이근택은 ‘성격’과 ‘정의’를 ‘조선말기의 관료’로 규정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다. 을사오적의 한 사람인 박제순과 관련해서는 “관직 외에 1908년경에는 윤덕영, 민영기 등과 함께 교육진흥과 위생의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관진방회를 조직해 회장직을 역임했고, 유림의 태두로 대우받기도 하였다”고 기술돼 있다.

하지만 ‘관진방회’는 한일병탄 이전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설립한 대표적인 친일단체로, 대백과사전의 이런 미화된 정의로 인해 주요 포털사이트에 잘못된 정보가 기재돼 있다.

친일행적에 대한 기술도 부족했다. 이완용과 더불어 ‘친일 쌍벽’을 이룬 일진회 송병준은 1910년 한일병탄 이후 사망한 1925년까지의 친일 행적이 없었다. 일진회, 갑신정변, 갑오경장 관련자로 친일에 적극 가담한 이들이 대부분 한일병탄 이후 사망 전까지의 친일 행적이 기록돼 있지 않았다.

또 명성황후 시해에 적극 가담한 이두황 등은 아예 등재돼 있지 않았다. 특히 고등경찰 출신이거나 일본군 출신으로 해방 이후까지 활동한 인물들이 대부분 등재돼 있지 않았다.

이에 1일 배재정 의원은 “광복 70년을 기념하는 정부차원의 요란한 행사가 아니더라도 기록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진정한 광복은 아직 요원한 것”이라며 “친일부역자만큼은 한 치의 오차도,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기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백과사전은 지난 1980년부터 12년에 걸친 편찬 작업을 시작해 1991년 모두 27권으로 발간(투입예산 173억원)됐다. 아울러 한국학중앙연구원이 2007년부터 오는 2017년까지 5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차 개정증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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