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통일 한국’을 강조하며 “선열들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자, 후손들을 위해 짊어져야 하는 민족적 사명”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김을동 최고위원 제공>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웃음은 호탕했다. 청산리대첩의 영웅 김좌진 장군의 손녀로 알려진 그는 배우 송일국 씨의 어머니이자 최근 전국민적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의 할머니다. 가족들 얘기엔 언제나 웃음이 먼저 나왔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로 인한 비극적 역사와 독립유공자들의 희생을 발언할 땐 눈빛부터 달라졌다.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시대적 숙제와 책임을 안고 있는 그였다. 때문에 광복 70주년인 올해는 좀 더 특별했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광복의 해에 태어난 ‘해방둥이’다. 김을동 최고위원과의 인터뷰는 서면으로 대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광복 70주년을 맞은 뜻 깊은 해다. 이른바 ‘해방둥이’로 불리는 김을동 최고위원으로선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다. 35년간 일본 식민지배아래 억압과 수탈에 맞서 국내외에서 수없이 죽어간 우리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독립과 자유를 되찾은 광복이 올해로 70년을 맞았다. 저 또한 1945년 해방둥이로서 올해 일흔이 됐다.

그간 대한민국은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냈다. 저의 조부를 비롯한 항일독립선열들께서 목숨 바쳐 지키고자 했던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이는 선열들께서 물려주신 애국애족 정신이 오늘날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는 더 큰 미래를 꿈꾸며 화합과 통합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바로 통일 한국이다. 광복을 맞았지만 반백년 이상 끊어져 있던 국토의 허리를 이어 선열들께서 꿈꾼 온전한 한반도를 이룩하고, 더 강한 선진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선열들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자, 후손들을 위해 짊어져야 하는 민족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 김을동 최고위원은 최근 대표발의한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하루 빨리 통과돼 “앞으로 독립유공자로 선정되는 분들에 대한 예우가 올바로” 이뤄지는 것은 물론 “우리사회 전반에 민족정기를 드높이고 사회적 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 하지만 여전히 안타까움은 남는다.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해 여야가 모두 진정한 광복은 민족 통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 점에서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는 고무적이라 할 수 있겠다. 협상 결과에 대해 평가해본다면.

“어느 때보다 장시간 회담이었고, 남북의 긴장도 역시 가장 높았었던 협상이었다. 결국 회담 대표들은 합의문을 이끌어냈고, 이번 가을에 약속한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있다. 장시간 인내심을 가지고 애써준 회담 대표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북한은 이번 합의문을 반드시 지켜 의미 있는 합의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협상을 통해 남북 협력은 원칙을 지키며 단계적으로 나아가야 함을 재확인 했다.북측의 명시적 사과와 재발 방지 확약이 없었다는 것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지만,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다룬 이번 공동합의문은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가능성을 확인한 상당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번 회담을 시작으로 정체되었던 남북의 교류가 다시 되살아나고 평화와 통일을 향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길 바란다.”

- 경색된 남북관계의 회복만큼 중요한 것이 일제강점기 과거사 청산과 독립유공자들에 대한 예우 확대다. 그간 김을동 최고위원이 관련 입법 활동에 전념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독립유공자는 나라가 없을 때 나라를 세우기 위해 자발적으로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들이다. 이분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지만, 그 가족들은 혈육을 잃은 또 다른 희생을 감당해야 했다. 하지만 현행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은 미약하다. 손자녀 2대까지 보상 대상에 포함돼 있으나, 독립유공자의 공훈 발굴이 늦어져 최근에 선정된 순국선열의 경우 보상을 제대로 받기 어렵다.

따라서 손자녀까지 사망한 이후에 선정되면, 기존의 유공자와의 형평에 근접하게 최초 수권자로부터 2대까지 예우를 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국가가 후손 2대까지는 반드시 보상과 예우를 다하려는 취지다. 하루빨리 소관 상임위를 거쳐서, 앞으로 독립유공자로 선정되는 분들에 대한 예우가 올바로 이루어져 우리사회 전반에 민족정기를 드높이고 사회적 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앞서 2012년에 국가보훈처를 행정 각 부의 하나인 국가보훈부로 변경, 현행 차관급 조직을 장관급 조직으로 조정하기 위해 ‘정부조직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아쉽게도 아직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같은 해 7월에 발의한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은 작위의 전제조건이 되는 ‘한입합병의 공’을 삭제해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 및 보완하는 내용이다. 현행법의 친일행위인 한일합병의 공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추상적이어서 이로 인한 해석상 논란의 여지가 많았다는데 주목한 결과다.”

▲ 김을동 최고위원은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조부의 친일행적을 고백하고 사과한 데 대해 “비록 조부의 죄를 다 덮을 수는 없지만 그의 모습은 앞으로 친일파의 낙인이 찍힌 후손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독립유공자 예우를 위해 정부가 어떤 노력을 더 많이 기울려야 한다고 보는가.
 
“독립유공자 서훈자 발굴이 보다 적극적으로 정부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라도 일본 정부와 협의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 관련 기록을 찾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도 안중근 의사 유해를 고국으로 모실 수 있도록 일본 정부에 협조를 촉구하지 않았나.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요구가 필요하다.

아울러 현재 차관급인 국가보훈처를 장관급인 보훈부로 격상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도 보훈부를 둬서 유공자에게 최고의 예우를 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분은 최고의 경의로 국민 모두가 존경하도록 해야 한다. 그게 바로 국가다.”

-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조부의 친일행적을 고백하고 사과하자 여론의 반응이 뜨거웠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동료 정치인으로서 홍영표 의원의 고백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부모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삶은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친일행적을 부끄러워하는 후손, 용서를 구하는 후손 그리고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후손은 부모와 똑같은 행동을 하고 불법자산을 누리며 사는 후손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특히 홍영표 의원은 조부의 친일행적을 인정하고, 평소 독립유공자들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는 등 민족사업을 하며, 자손으로서 죄를 씻는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록 조부의 죄를 다 덮을 수는 없지만 그의 모습은 앞으로 친일파의 낙인이 찍힌 후손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출신인가보다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독립유공자들의 예우를 위해 힘쓰고, 반민족행위자의 재산 환수를 해나가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니겠나. 과거 독일이 저지른 악행은 정말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독일의 국민들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잘못된 것은 끝까지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다. 오늘날 독일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훌륭한 국가로 손꼽히는 이유다. 이처럼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 사죄하며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자 희망이라고 본다.”

▲ 김을동 최고위원은 지역구인 서울 송파병 발전과 주민들의 불편 해소에 늘 고민하고 있다. 항시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했던 관내 체육문화시설을 개선하는 사업에 국비 20억원을 확보한 일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그는 “부족하고 모자람이 많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짐을 전했다.
- 최근 항일독립투쟁 전적지탐방을 다녀왔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이를 주관한 백야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번 탐방의 의의를 설명해 달라.

“지난달 12일부터 16일까지 광복 70년을 맞아 평소 존경하는 의원님들을 모시고 안중근 의사, 김좌진 장군을 비롯한 수많은 항일독립선열들의 전적지와 우리의 역사, 우리의 문화가 실재하고 있는 고구려·발해 유적지, 민족영산 백두산 등 중국 북만주지역을 다녀왔다.

독립선열들이 걸었던 길을 함께 걷고, 그들의 자취를 직접 보고 느끼면서 오직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신 애국선열들의 거룩한 뜻을 마음속 깊이 새기는 시간이었다. 이를 후세들에게 전하기 위해 광복 70주년인 올해 뿐 아니라 제 일생을 좋은 사람들과 힘닿는데 까지 노력하고 싶다. 특히 올해는 백야 김좌진 장군의 순국지를 공원화한 ‘한중우의광장’에서 광복 70년 기념식을 진행하고, 한중우의공원에서 ‘일제침략만행 전시관’ 개관식을 갖게 돼 이번 항일역사탐방은 어느 때보다 더욱 뜻 깊은 행사의 장이 됐다.”

- 이제 19대 국회의 임기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지역 현안과 지역의 불편함 해소를 위한 진행상황은 어느 정도이며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지난해 우리 송파병의 주요 민원이었던 ▲서울외곽순환도로 방음벽 설치 완료 ▲가락금호아파트 지역난방 열공급 전격 실사 ▲경찰병원 후문에서부터 가락3차 쌍용아파트까지 보도 신설 ▲성내천 노후구조물 안전 개선사업 ▲거여초등학교 주차장 진입로 확보 ▲오금고등학교 교육환경개선사업 예산 확보 ▲문정래미안아파트 하자보수 관련 삼성의 지원을 받아내는 등 지역 주민들의 불편함 해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송파 발전을 위해 늘 고민함에도 부족하고 모자람이 많다.”

- 그 가운데 첫손으로 꼽을 만한 성과를 소개한다면.

“우리 송파지역 산모의 산전후 건강과 육아관리, 행복한 가정을 위해 전국 최초로 구립 산모건강증진센터의 개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것과 낙후된 송파구 체육문화회관 시설을 개선하는 사업에 국비 20억원을 확보한 일이 기억에 특히 남는다. 사실 체육문화회관은 시설이 매우 낙후돼 부분적인 유지관리로는 한계가 있었고, 그간 규모가 협소하고 공간의 제약이 있어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때문에 항시 지역 주민들의 불편과 민원이 발생했다. 하지만 국비 확보로 수영장 리모델링과 옥상 증축 등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다른 시설은 개보수를 마쳤으며, 수영장만 내달에 재개장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과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잘못된 제도, 불편한 행정절차는 없는지 세밀히 살피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실하게 준비해 송파주민들과 국민 여러분의 생활에 꼭 필요한 힘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도 따끔한 질책과 따뜻한 응원을 부탁드리며, 여러분들의 소중한 고견에 늘 귀 기울이겠다. 만물이 열매를 맺는 가을처럼 한해의 결실이 충만하길 바라며, 넉넉하고 풍요로운 추석 보내시길 기원하겠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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