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수신용 휴대전화 사업자 입찰에 ‘1원’ 써내, 최종사업자 결정
LG그룹은 DMZ 지뢰폭발 부상 장병 2명에 5억원 위로금 전달도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입찰가 ‘1원’. 지난 2일, 병사 수신용 휴대전화 사업자 결정을 위한 입찰에 한 기업이 입찰가로 ‘1원’을 써냈다. 주인공은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 3년간 36억원의 사업비가 책정된 해당 사업을 LG유플러스가 사실상 무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였다. 땅콩회황, 오너 갑질 등으로 반기업 정서가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전해진 훈훈한 모습이 재계 귀감이 되고 있다.

◇ 병사 수신용 휴대전화 4만4,000여대 군에 무상 제공

지난 2일, 군이 추진 중인 ‘병영 생활관 내 수신 전용 휴대폰 보급 사업’에 LG유플러스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날 LG유플러스는 입찰가 ‘1원’을 써냈다. 함께 입찰에 참여한 KT와 SKT는 각각 21억원과 17억원을 써냈다. 사업을 따내기 위해 입찰가 신경전을 벌였던 이들 회사는 ‘1원’ 입찰서에 상당히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군이 발주하는 사업에 참여한 민간기업이 ‘1원’ 입찰서를 써낸 것은 처음이다.

LG유플러스 측은 입찰 당시, 전군 병영생활관에 1대씩 4만4,686대의 휴대전화와 통화 품질 향상을 위한 중계기 설치, 유지보수 등 3년간 통신요금 141억원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방부가 책정한 사업 예산의 4배에 달하는 액수다.

특히 병사 수신용 휴대전화는 올해 1만1,364대가 납품될 계획이었지만 LG유플러스 측은 4만4,686대를 모두 올해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LG유플러스가 올해 안에 필요한 모든 휴대전화를 지원하기로 함으로써 이 사업의 목표 연도인 2017년보다 2년 앞당겨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최종 사업자로 결정된 LG유플러스는 “최근 북한의 목함지뢰와 포격 도발 등 국가 위기 상황에서 병사들이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정신으로 전역을 연기한 것에 크게 감명받아 병사들을 위한 수신용 휴대전화를 무상 제공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 LG그룹 이어 LG유플러스 선행… 재계 귀감

LG유플러스의 이 같은 ‘통큰결정’이 주목을 받는 것은 ‘1원’이라는 이례적인 입찰가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뜩이나 반기업 정서가 강해지고 현실에서 대기업이 보여준 ‘사회적 책임’ 실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LG그룹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사고로 부상당한 장병 2명에게 각각 5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진도 팽목항 세월호 사고 현장의 지원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소방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소방관 5명의 유가족에게 1억원씩 총 5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했으며, 지난 2013년 4월에는 바다에 뛰어든 시민을 구하려다 희생된 인천 강화경찰서 소속 고(故) 정옥성 경감 유가족에게 5억원의 위로금과 자녀 3명의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기도 했다.

▲ 여의도 LG트윈타워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윤창출이 기업의 최대 목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100억이 넘는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내린 LG유플러스의 이번 결정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라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오너의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지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LG유플러스, 그리고 LG그룹의 행동은 재계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이 같은 결정에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상철 부회장의 결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전언이다. 이상철 부회장 형은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이다.

한편 LG가(家)는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 구본걸 LG패션 사장 등이 정상적으로 병역을 마쳤고,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의 장남 웅모 씨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아들인 구형모 LG전자 대리가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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