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카 및 통신매체 이용음란에 연루된 공직자 수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해양수산부 및 산하기관 직원들이 동료 여직원의 치마속을 몰래 촬영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거나, 성인사이트에 부부스와핑과 관련된 문란한 글을 게시한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워터파크 몰카'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공직기강 문란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우남(새정치민주연합, 제주시을) 위원장이 공개한 해양수산부 및 산하기관의 성비위 관련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등에서 이 같은 성비위 사건이 발생했고 매년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례로 2014년 7월,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에 입사한지 8개월밖에 안된 신입직원 A씨는 여직원 B씨를 기관건물 지하에 있는 은밀한 장소로 불러내 책을 찾아달라고 요청하고, B씨의 뒤로 다가가 치마 속을 휴대폰으로 몰래 촬영했다.
 
당시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B씨는 경찰서를 찾아갔고, B씨가 진술서를 쓰고 있던 도중에 또 다시 A씨로부터 지하에서 보자는 연락이 오자 경찰은 지하에 미리 잠복해 A씨를 불렀다. 그리고 A씨가 B씨의 치마 속을 촬영하려고 하자 숨어있던 경찰이 나와 곧바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고, A씨의 휴대폰과 컴퓨터를 조사해 본 결과 B씨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직원의 치마 속 사진도 다량 발견됐다.
 
또 다른 사례로 있었다. 2014년 5월, 해양수산부 지방해양항만청에 근무하고 있던 C씨는 국내 최대 불법 음란물사이트 소라넷에 3회에 걸쳐 여성의 나체사진과 함께 '내일 부산 만남하실 ㅂㅂㅋㅍ?' 이란 글을 게시했다. 'ㅂㅂㅋㅍ'이란 '부부커플'의 초성으로 '부부커플 만남'은 음란물사이트에서는 두 쌍 이상의 부부가 배우자를 바꿔 가며 성행위를 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러한 사실이 경찰에 적발되자 C씨는 다른 사람이 본인의 아이디를 도용해서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의 추궁 끝에 혐의를 인정했다. 공직자로서 사안이 가볍지 않았지만, 징계위원회는 견책이란 가벼운 처벌을 내렸다. C씨가 공무원 품위 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반성하고 있고 평소 업무를 성실히 수행한다는 이유였다.
 
한편, 김우남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몰카와 불법 통신매체 이용음란과 같은 성범죄에 연루된 공직자가 매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몰카로 인한 성범죄 발생건수가 2010년 5건에서 2014년 24건으로 약 5배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나 관련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상황이다.
 
김우남 위원장은 "기존의 성희롱, 성추행을 넘어 몰카와 같은 신종 성범죄에 연루된 공직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정부와 유관기관에서는 신종 성범죄 성향을 반영한 새로운 성비위 예방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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