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이하 월드와이드)가 한국타이어의 지분을 올해 계속해서 매입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사진='한국타이어' 홈페이지 캡처>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이하 월드와이드)가 한국타이어의 지분을 올해 계속해서 매입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월드와이드는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회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월드와이드는 올해 들어 한국타이어 주식 총 21만1,632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월드와이드의 한국타이어 지분율은 25.16%까지 올랐고 주식수는 3,117만4,527주가 됐다.

◇ 한국타이어 측 “지주회사로서 자회사의 가치제고를 위한 것”

월드와이드는 2012년 9월 1일 한국타이어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때 투자부분만 따로 떨어져 재상장된 지주회사다.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이 기존 한국타이어를 지주회사인 월드와이드와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로 분할한 뒤 기존의 타이어사업은 한국타이어가 계속 영위하고 월드와이드는 지배회사로서 분리됐다. 지주회사로 전환되면서 월드와이드 밑으로 한국타이어, 대화산기, MKT Holdings 등이 자회사로 들어갔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월드와이드는 투자회사 역할을 하고 한국타이어는 제조와 영업을 담당하는 핵심 자회사가 됐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이유를 오너 2세들이 세금을 내지 않고 회사를 상속하게 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우 지주회사인 월드와이드의 수익원은 자회사인 한국타이어 등에서 받는 로열티, 임대료, 배당금, 경영자문 용역매출, 상표권사용수익 등이다.

특히 상표권사용수익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월드와이드는 ‘Hankook’이라는 상표를 한국타이어에 사용하게 하면서 분기당 100억원이 넘는 로열티를 챙겼다. 이 이익은 그대로 월드와이드의 지분을 73% 소유한 조양래 회장 일가의 몫이 된다.

사실 업계 1위 한국타이어는 계속된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지난 8월 공시된 한국타이어의 금융감독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1월~6월) 요약재무정보 기준 매출 1조8,703억원, 영업이익 2,408억8,200만원, 당기순이익 2,156억6,375만원에서 2015년 동기 매출 1조6,637억원, 영업이익 1,457억4,064만원, 당기순이익 1,700억7,594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런 가운데 월드와이드가 한국타이어 주식을 올해 수차례에 걸쳐 매입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가 최근 실적부진을 보여주고 있지만 매출 대부분을 책임지는 핵심 자회사인데다 월드와이드가 한국타이어 주식을 공식적으로 매입한 것은 지난 2013년 7월 이후 2년 만의 일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월드와이드가 한국타이어의 계속된 실적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올해 지분매입에 서두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한국타이어의 주가는 적정가보다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 지주회사인 월드와이드 입장에서는 주가부양을 위해 지분매입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타이어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월드와이드가 한국타이어의 지분매입에 나선 것은 지주회사로서 한국타이어의 주가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월드와이드는 지주회사로서 주주들의 가치제고를 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며 “경영승계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그러면서 “지분매입에 대한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이나 목표치는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 하지만 지주회사로서 한국타이어의 주가가 하락할 시 또 지분을 매입할 의향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주회사가 자회사의 지분을 90~100% 이상 소유하는 것이 세계적인 관례인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지주회사 제도를 느슨하게 적용해 상장사는 20%, 비상장사는 40% 이상만 지분을 소유하면 된다. 하지만 적은 지분으로도 오너일가가 회사를 장악하는 지배력은 오히려 더 큰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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