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베네 신임 대표로 낙점된 최승우 웅진식품 전 사장(왼쪽), 김선권 카페베네 회장(오른쪽)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선권 카페베네 회장이 결국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회사의 위기론이 불거지자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기로 한 것.

토종 커피브랜드 카페베네는 최승우 전 웅진식품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키로 했다. 최 전 대표는 이사회를 거쳐 내달 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최고경영자로서 카페베네의 경영 전반을 맡을 예정이다.

◇ 김선권 회장 경영 2선 후퇴 … 최승우 전 웅진식품 대표 영입

이에 따라 그간 경영 전반을 이끌어온 창립자이자 오너인 김선권 회장은 경영에서 한 걸음 물러나게 됐다. 김 회장은 글로벌 프랜차이즈로의 도약을 위한 해외 사업방향 등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키로 했다.

이번 전문경영인 영입에 대해 김 회장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전문경영인 체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업계에선 실적 부진을 해결할 구원투수를 영입한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2008년 설립된 카페베네는 공격적으로 가맹점을 확대하며 커피 업계에서 승승장구했으나, 지난 2012년을 기점으로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경쟁 심화와 규제 강화, 블랙스미스 등 잇따른 외식사업 실패 등이 원인이 됐다.

결국 지난 2012년 2,100억원에 달하던 매출이 작년에 1,29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또 작년에는  75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카페베네는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했으나, 이 또한 여의치 않았다. 작년 말 카페베네의 미국 법인(Caffebene Inc.)과 중국 법인(카페베네찬음관리유한공사)은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는 사이 재무구조도 급격히 악화됐다. 200%대에 머물던 부채비율이 2012년에 500%대로 치솟은 후 작년 말에는 1400%까지 높아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선 ‘카페베네 위기론’이 끊임없이 불거졌고, ‘커피업계 신화’로 불리던 김선권 회장의 경영 리더십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 카페베네 가맹점.

이에 김 회장은 ‘전문경영인’ 영입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위기론’ 딛고 분위기 반전 성공할까

신임 수장으로 낙점된 최 전 대표는 소니코리아 본부장, 한국보랄석고보드 부사장, 한앤컴퍼니 전무를 거쳐 웅진식품 대표이사를 지낸 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웅진식품 대표로 있을 당시, 흐트러졌던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웅진그룹은 지난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웅진식품 등을 비롯한 알짜 계열사를 매각했다. 매각이 완료된 후인 지난 2013년 12월 대표로 취임한 그는 적극적인 비용절감 전략을 통해 2013년 2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을 지난해 87억원까지 늘려 놨다. 또한 재임 당시 신 시장 개척 능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재무구조 개선과 해외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는 카페베네는 이 같은 능력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카페베네 측도 이를 인정했다. 최 전 대표를 영입한 배경과 관련, 카페베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웅진식품 대표로 있을 당시,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이 높게 평가됐다. 또 김선권 회장과도 몇 번 만난 적이 있는 등 친분이 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최 전 대표가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커피 시장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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