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_발효미원
[시사위크=김은주 기자] 올해 식품업계 화두는 단연 ‘허니버터’ 맛이었다. 허니버터칩이 소위 대박을 터트리자, 과자에서부터 아이스크림, 음료까지 달콤함을 내세운 제품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이처럼 식품업계는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간 건재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내 최초, 이른 바 ‘원조’ 제품들이 있다.

대상의 발효조미료 ‘미원’은 1956년 탄생한 최초의 국산 조미료다.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었던 50년대 중반 대상그룹의 창업자인 임대홍 회장이 직접 일본으로 건너 가 기술을 습득한 뒤, 부산으로 돌아와 대상그룹의 모태인 ‘동아화성공업’을 설립하고 미원을 출시했다.

이후 국산조미료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았으며, 60년대 가장 인기 있는 명절 선물로 꼽히는 등 국민 조미료로 오랜 기간 사랑 받아 왔다. 한때 MSG 유해성 논란으로 인해 억울한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최근 언론 등에서 MSG에 대해 재조명하고 식약처도 공식 발표를 통해 안전성을 입증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도 많이 개선됐다. 현재 미원은 국내 1,000억원, 전 세계 2,900억원의 연 매출을 기록하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삼양라면은 국내 1호 라면이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발생한 식량난을 해소하기 위해 일본 묘조식품의 기술을 전수받아 탄생했다. 당시 10원이었던 삼양라면은 가난했던 서민들에게 최고의 한끼 식사였다. 1989년 우지파동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이후 누명을 벗게 되었다. 오랜 기간 삼양라면을 지지해 온 소비자들 덕분에 이미지를 다시 회복할 수 있었다. 지금은 여러 경쟁사에서 수많은 신제품을 쏟아 내고 있는 중에도 여전히 라면 시장 매출 10위권 내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1971년 발효유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 최초로 발효유 제품인 ‘야쿠르트’를 선보였다. 출시 초기 발효유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탓에, ‘균을 어떻게 돈을 주고 사먹느냐’, ‘병균을 팔아먹는다’ 등 유산균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대대적인 무료시음회 등 공격적인 마케팅 공세를 이어 나가며 발효유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갔다. 그 결과 야쿠르트는 1977년 8월 100만병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누적 판매량 470억병을 넘어서며 국내 식음료 단일 브랜드 사상 최다의 판매 기록을 이어 가고 있다.

동원F&B는 1982년, 국내 최초의 참치캔을 출시했다. 꽁치통조림은 있었지만 참치가 어떤 생선인지 잘 알지도 못하던 시기였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1인당 국민소득이 1,800달러를 돌파한 1981년, 1인당 국민소득 2000달러 시대가 되면 참치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참치캔 개발을 지시해 이듬해 국내 최초의 참치캔을 탄생시켰다. 동원F&B는 현재 참치캔 시장에서 70%가 넘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누적 판매 50억 캔을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국민 참치캔으로서의 위용을 뽐내기도 했다.

해태제과가 1970년 출시한 ‘부라보콘’ 역시 국내 최초의 시판용 콘 아이스크림이다.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맛과 품질을 개선시켜 온 노력 덕분에 45년째 히트상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팔린 부라보콘은 약 44억개로, 누적매출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 5월에는 부라보콘 출시 45주년을 기념해 한정판 ‘부라보콘 스페셜에디션’을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옛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다. 한정으로 선보인 120만개의 초도물량이 출시 한 달도 안 되어 완판됐다.

1979년 서울 소공동에 개장한 롯데리아는 국내 최초의 패스트푸드점. 서양 외식 문화인 햄버거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특히 1992년에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첫 메뉴인 ‘불고기버거’를 출시했다. 이 버거는 업계 최초로 쇠고기 패티를 활용한 것이어서 당대 최고 히트작으로 떠올랐다. 2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롯데리아 불고기버거는 베스트 제품으로 판매 순위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6억 개 제품이 판매돼 롯데리아 매출 증진에 최고 역할을 했다. 현재 롯데리아는 1,270여개의 매장으로 업계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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