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만 7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하반기 대규모 조직개편설에 휩싸였다. 어닝 서프라이즈에 해당할 만큼 호 실적이지만, 시장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아 사업부 개편 실시되지 않겠냐는 것. 삼성전자 측은 아직 내부에선 확인해 줄 만한 움직임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편 또는 임원진 교체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말도 나오고 있어 이 부회장의 의중이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7조3,000억원에도 전망 밝지 않아?

지난주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영업실적으로 매출 51조원에 영업이익 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5.07%, 영업이익은 5.8% 상승한 수치로, 지난해 1분기(8조4900억원) 이후 7분기 만에 가장 높은 실적이다.

또 당초 증권가가 예상한 영업이익 6조원 대를 훌쩍 넘어서는 실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라 불려도 좋을만한 실적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은 환율과 더불어 삼성디스플레이의 약진이 컸던 것으로 분석되면서, 일부 증권사에선 삼성전자가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했다고 보기엔 힘들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특히 IM사업부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축소된 가운데 애플, LG전자 등 경쟁사의 신제품들과 올해 말 각축전을 벌일 예정이기에 수익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10.9%로 전년 동기(15%) 대비 4%가량 떨어졌다.

삼성전자 전반의 견조함을 이끌어가는 반도체 시장 또한 그리 밝지만은 않다. 그간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를 이끌었던 D램과 모바일 메모리는 IT시장 축소 및 공급과잉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업계 전체적으로 3분기에 생산량이 급증한 모바일 D램의 ASP(평균판매단가) 낙폭은 3분기보다 확대된 10% 수준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 이재용 부회장 체제 공고화 위한 조직개편 가능성도

이에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연말 단행하는 인사 및 인력재개편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겠냐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일부사업부가 서초사옥에서 수원사옥으로 이전할 것이란 설과 맞물려, 인력 이동 시 축소 될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삼성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우면동 R&D 가 완공되면 (삼성전자 측에서) 인력이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원이전에 대한 추측도 나오고 있다”며 “확정된 것도 아니고 내부에서 그런 논의가 오가는지 확인도 안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옥 이전 건을 논외로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인력재배치는 정기 조직개편이란 이름 하에 매년 실시돼 왔던 일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건희 회장의 입원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아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당시 삼성전자는 어닝쇼크로 불릴 만큼 최하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무선사업부 소속 사장 4명(퇴임 3명, 보직이동 1명)의 정리 및 임원승진 규모 축소, 소폭의 조직개편만 단행됐다.

또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승계가 완벽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칼을 뽑기에 부담스러울 것이란 말도도 나오지만, 그런 만큼 회장자리에 오르기 전에 더욱 확실한 사업개편을 통해 기반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3분기 실적 개선을 계기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가속화 될 것”이라며 “올해 연말 인사 등에서 이 부회장 체제를 공고히 할 전망”으로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력재배치 및 희망퇴직 신청 등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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