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자동차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오른쪽)과 포스코 오인환 철강사업본부장(왼쪽)이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와 포스코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두 손을 맞잡았다. 기존에도 유지하고 있던 협력 관계를 더욱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포스코와 르노삼성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MOU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두 회사의 협력 확대가 국내 자동차 및 철강업계의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와 르노삼성은 최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포스코의 차량용 고강도 강판을 르노삼성이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은 물론 기술 협력도 확대키로 한 것이다.

포스코와 르노삼성은 이번 협력 확대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 사장은 “포스코는 업계 최고의 기술력과 혁신 역량을 보유한 최우수 파트너”라고 평가하며 “이번 MOU 체결은 르노삼성과 포스코가 우호 관계를 더욱 증진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고히 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인환 포스코 철강사업본부 본부장 역시 “르노삼성과 포스코가 손을 맞잡고 함께 지혜를 모으면 내실 있는 발전으로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생산, 기술, 마케팅 등 다양한 방면에서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철강+자동차 업계, 현대vs포스코 연합군 구도 형성

이번 MOU 체결은 포스코와 르노삼성 모두에게 긍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이다.

먼저, ‘혁신 정신’을 앞세우고 있는 르노삼성은 튼튼하고 가벼운 차량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내년으로 예정돼있는 신차들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르노삼성은 LPG 모델에 적용한 ‘도넛탱크’ 역시 포스코와의 협력을 통해 이뤄낸 바 있다. ‘도넛탱크’는 LPG차량의 연료통을 도넛형태로 제작해, 트렁크 공간을 확보하고 안정성을 높인 신기술이다.

르노삼성에게 있어 고품질의 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매력이 아닐 수 없다. 강판의 무게는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는 신기술은 자동차 업계의 화두 중 하나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다운사이징을 통해 효율을 추구하면서도, 차량 중량을 줄여 ‘힘’은 유지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차량용 강판 신기술이 엔진이나 외관 디자인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탁월한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르노삼성과 현대-기아차의 입장은 하늘과 땅이나 다름없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현대하이스코까지 품은 현대제철을 통해 기술개발과 고품질 강판 공급이 용이한 상황이다. 르노삼성 입장에선 그저 꿈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와의 전략적 협력 확대는 르노삼성의 갈증을 풀어줄 ‘희소식’이다. 포스코의 상당한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기 때문이다.

안팎으로 바람 잘 날 없는 포스코 역시 르노삼성이 반갑다.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일원화를 이룬 현대자동차그룹에 맞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포스코는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고,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과 모두 협력적 관계를 맺게 됐다. 현대-기아차를 앞세운 현대제철에 맞서 국내 자동차강판 시장 점유율을 지킬 여건을 마련한 셈이다.

물론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의 규모는 비교가 무의미하다. 그러나 포스코의 ‘우군’격인 세 업체가 국내시장에서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의 9월까지 국내 누적판매량은 지난해보다 각각 3.2%, 39.8%, 5.7%  증가했다.

특히 르노삼성은 내년 상반기 ‘탈리스만’, 하반기 중형 SUV 신모델 등 신차를 예고하고 있다. ‘히트작’ 티볼리에 포스코 강판을 사용한 쌍용차도 올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으며, 내년엔 티볼리 롱바디도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적극적으로 신차를 선보인 한국지엠 역시 내년부터 임팔라의 국내생산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입장에선 이들 세 업체의 도약에 기대를 걸어볼만한 상황인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철강에서 자동차 생산까지 일원화 구조를 구축하자, 포스코와 나머지 자동차업체들이 자연스럽게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향후 기술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물량을 놓친 포스코나 기술 개발의 든든한 파트너를 얻은 세 업체나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