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번가에서 치명적인 독극물로 명시된 고농도 염산을 아무런 제재 없이 판매한 것이 알려져 현재 논란이 뜨겁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11번가에서 치명적인 독극물로 명시된 고농도 염산을 아무런 제재 없이 판매한 것이 알려져 현재 논란이 뜨겁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금 11번가에서 염산 35%짜리를 팔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내용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졌고, 비판이 거세지자 11번가에서는 해당 제품에 대해 판매자 아이디 정지 및 판매금지 조치에 들어갔다.

◇ 소비자들 “염산 관련 범죄도 많은데 온라인 판매라니…”

당시 해당 염산 제품은 ‘청소세제/세정용품’ 카테고리에 분류된 것으로 볼 때 청소용으로 판매된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대개 청소용 염산의 경우 농도가 9%인 것을 감안할 때, 무려 4배 정도에 달하는 35%의 농도인 해당 제품의 판매에 대해선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평가다.

실제 농도 35% 이상의 염산은 진한 염산으로 불리며, 습한 공기 중에서 두드러지게 발연하고 자극적인 냄새가 날 정도다. 흡입 시 천식 또는 호흡 곤란을 일으키고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가할 수 있거나 피부에 심한 화상과 눈에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게다가 실제 35% 농도의 염산은 보통 화학실험 및 공업용으로만 사용된다. 폐기 과정도 환경부에 신고해야 하는 등 치명적인 화학물질로 분류돼있다.

이렇게 자칫하면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해당 제품이 버젓이 다른 상품들과 같이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극심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거센 항의에 11번가 측은 ‘앞으로 모든 염산 제품에 대해선 농도 구분 없이 판매금지 조치를 취할 예정’임을 알렸다. 또한 문제가 된 해당 제품에 대해선 확인 직후 판매자 아이디 정지 및 판매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염산의 경우 염산테러 등 그간 사회적으로 큰 비극적 사건을 일으켜왔던 소재 중 하나기도 하다. 이에 소비자들은 이러한 치명적인 독극물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운영하는 오픈마켓에서 아무런 제재 없이 판매된 점에 대해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해당 논란이 불거진 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35% 농도면 뚜껑만 열어도 드라이아이스마냥 연기가 나온다”며 “정말 위험하다. 대체 일반적인 환경에서 35%짜리 염산을 어떤 용도로 쓰게 되는 건지”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소비자는 “염산 관련 범죄가 많은데 저것도 금지해야 되는 것 아닌가. 오프라인 구매도 불안한데 온라인이라니”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소비자들은 서명운동에도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논란이 있은 후 9월 29일자로 시작된 “염산의 시중판매 금지 및 유해화학물질 불법구매자 처벌 강화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서명운동에 동참하자는 글이 인터넷 상에 퍼지며 13일 현재 1만8,200여명이 서명한 상태다.

해당 서명운동은 염산테러 사례의 심각성을 알리며 입법부에 염산 등 유해화학물질의 시중판매를 금지하고 불법구매자 처벌을 강화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시사위크>는 해당 논란에 대해 11번가 측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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