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엠의 제임스 김 신임 CEO와 세르지오 호샤 신임 회장.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이 최고위급 인사를 단행했다. 내년 1월 1일부로 세르지오 호샤 현 CEO가 회장직에 오르고, 제임스 김 현 COO가 CEO자리를 맡게 된다.

그간 한국지엠의 최고위급 인사를 두고 여러 추측과 전망이 많았다. 쉐보레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호샤 사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3월 부임한 호샤 사장은 한 차례 연임하는 등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호샤 사장의 연임 혹은 차출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이 쏟아졌다.

지난 6월 전격 영입된 제임스 김 사장의 등장 역시 한국지엠 최고위급 인사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제임스 김 사장이 호샤 사장 후임으로 영입됐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결국 결론은 호샤 회장-제임스 김 CEO 체제로 마무리됐다.

◇ 현지화 전략 강화 혹은 구조조정

한국지엠의 최고위급 인사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쉐보레 브랜드가 확실하게 자리 잡은 가운데,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는 측면이고, 두 번째는 구조조정이다.

먼저 현지화 전략 강화는 본사인 미국GM이 역점을 두고 추진 해온 사안이다. 지엠대우에서 대우를 떼어낸 한국지엠은 쉐보레 브랜드의 입지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다. 여기에 앞장 선 것이 바로 호샤 사장이었고, 대체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쉐보레 브랜드 자체의 인지도와 입지는 어느 정도 구축된 만큼, 이제는 한국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섬세하게 파악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지엠 CEO 바통을 이어받게 될 제임스 김 사장은 한국시장에 더욱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제임스 김 사장은 오버추어와 야후코리아를 거쳐 지난 2009년부터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서 한국사업을 총괄하는 CEO로 재직했다. 자동차와는 다른 IT 업계 출신이지만, 한국에 대한 이해도만큼은 상당히 높다.

또한 제임스 김 사장은 미국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따고, 현재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회사의 한국법인 CEO로는 아주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제임스 김 사장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재직 시절에도 미국 본사와 한국 조직 사이에서 좋은 리더십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두 번째인 구조조정 역시 제임스 김 사장의 과거 행보에 따른 것이다. 제임스 김 사장은 야후코리아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취임한 뒤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IT업계에서는 구조조정 전문가로도 명성이 높았을 정도다.

때문에 한국지엠의 설비 축소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GM 본사 측 임원들은 한국지엠의 부진한 공장가동률을 지적하며 설비 축소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제임스 김 사장이 한국계인 동시에 자동차와는 무관한 길을 걸어왔다는 점도 구조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우선 외국인인 호샤 사장이 구조조정의 칼을 빼는 것 보단 한국계인 제임스 김 사장이 나서는 것이 반감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제임스 김 사장이 구조조정이란 미션을 마친 뒤 떠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한국지엠은 원활한 CEO 업무 인수를 위해 제임스 김 사장이 곧바로 모든 부문에 대한 운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호샤 회장-제임스 김 C대 체제를 맞은 한국지엠이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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