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 눈물바다가 된 이산가족들의 상봉 장면에 국민들은 안타까움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분단의 아픔이 되새겨 지는 요즘, 우리가 돌아봐야 할 계층이 있다. 대한민국에는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건너온 탈북민 약 3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탈북민 수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고, 정부는 탈북민들을 ‘통일의 씨앗’으로 보고,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BBQ는 탈북민들을 위한 치킨캠프, 창업 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탈북민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쓰고 있다.

탈북민 1호 BBQ 창업자인 봉천○○점의 김순희 사장은 지금도 윤홍근 회장을 처음 만난 날을 잊지 못한다. 그녀는 기업의 회장이 자신을 만나 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윤 회장은 김 사장의 눈물 서린 인생사를 들으며, 그녀에게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를 약속했다.

본사에서 매장 오픈을 위해 3,000만원을 지원 해주었으며, 탈북민으로서 남한의 시장상황을 잘 모르는 김순희 사장을 위해 치킨대학에서 메뉴 조리와 서비스,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A 부터 Z까지의 모든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담당 운영과장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탈북 후 남한에서 만난 남편과 함께 BBQ를 운영하며 성공적으로 남한사회에 안착한 탈북민으로 손꼽히고 있다. 탈북을 하며 죽을 고비까지 넘겼다는 김 사장은 “죽을 각오로 하면 안될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그녀의 성공 비결인 것이다. 김 사장이 운영하는 매장은 쉬는 날이 없다. 지난 추석에도 봉천○○점의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힘이 들고 포기하고 싶어질 때일수록 탈북의 힘들었던 과정들을 떠올린다. 김 사장이 남한에 온 것은 2012년 8월. 중국, 라오스, 그리고 캄보디아를 거쳐서 어렵게 남한 땅을 밟았다. 탈북 과정만 1년 가까이 걸렸다. 김 사장은 거의 도보로 이동해 국경을 넘어야만 했다. 차를 탔다가도 위험이 감지되면 내려서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순희 사장은 북한에서 군사대학을 나온 엘리트였다. 하지만, 남한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할 수 있는 일은 식당 설거지일, 우유 배달 뿐이었다. 다행히 북한에서 군 복무를 했던 이력 덕분에 전국을 돌며 군인 안보 교육을 하고, 판문점 트레블센터에서 기념품을 판매하는 일을 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고정적인 일자리가 아니었다. 그렇게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중 운명처럼 BBQ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 매장을 운영할 당시, 탈북민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특히 젊은층일수록 거부감이 많았다. 그럴수록 더욱 친절하게 다가갔고, 진심을 다해 고객들을 대하자 고객들도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특히 김 사장은 모든 단골고객의 취향을 알고 있다. 고객의 취향에 따라 매운 맛을 좋아하는 고객에게는 매운 맛을 조금 더 첨가해주고, 신제품이 출시되면 고객의 취향에 맞게 추천해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고정고객이 늘어나고 매출이 수직상승 하는 것은 당연했다.

특히 고객 중에는 노년층 고객들이 많은 편이다. 처음에는 탈북민에 대한 안쓰러움에 관심을 가져 주던 노년층 고객들이 입소문을 많이 내 주어 노년층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반찬으로 먹기 위해 주 3회 이상 방문하는 할아버지도 계신다. 6~70대 노년층은 주로 포장주문이 대부분이다. 매장을 항상 청결하고 깔끔하게 유지해 마치 동네 사랑방처럼 맥주 한 잔 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며 기다리는 고객들이 많다. 단골고객 관리를 위해 포장 주문은 10% 할인을 해주고, 서비스를 챙겨주는 것도 물론 잊지 않는다.

김 사장은 매일 남편과 함께 전단고지 활동을 한다. 아파트나 상가가 많아 고객들이 전단을 보고 주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매일 500장~1000장의 전단을 꾸준히 배포하고 있다. 최근 인기있는 배달앱에도 가입해 배달 매출을 늘려 나갈 예정이다.

김 사장은 주변에 함께 지내고 있는 탈북민들에게 BBQ 창업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탈북한 탈북민들이 자신처럼 BBQ를 만나 자신처럼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을 돕는 것이 김순희 사장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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