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각광받는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권을 두고 대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사진='워커힐면세점' 홈페이지>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올 하반기,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주목받는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권을 두고 대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두산·신세계·SK 등 네 개 기업은 저마다 매력적인 투자전략을 들고 나와 대전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 이 가운데 업계에서는 각 기업들이 내세운 전략 중 ‘상생’ 카드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웠다.

◇ 매력적인 상생전략들, 입찰 위한 전략에 그치지 않을 것

지난달 25일 관세청이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신세계 부산 조선호텔면세점 등 총 4곳(서울시내 3곳, 부산 1곳)의 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접수를 마감했다.

이중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을 두고 △롯데면세점 소공점vs신세계vs두산, △SK 워커힐면세점vs신세계vs두산, △롯데 월드타워점vs신세계vs두산vsSK의 대진구도가 짜여졌다.

이번 11월 면세점 입찰을 위한 심사에서는 각 기업들이 5가지 항목에 따라 평가될 예정이다. 심사는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 심사평가’에 따라 이뤄지며 항목은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 ▲운영인의 경영능력 ▲관광인프라 등 주변환경 ▲경제사회발전공헌도 ▲기업이익 사회환원 상생협력 등이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항목은 단연 ‘기업이익 사회환원 상생협력’이다. 지난 7월에 이어 면세점 대전에서 가장 주목받는 카드는 ‘상생’이다. 참가기업 모두 규모를 자랑하는 대기업인 만큼 다른 항목들에선 큰 점수 차이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네 개 기업들이 내놓은 상생전략에서 최종 제시된 사회환원 금액은 롯데가 1,500억원, 두산이 영업이익 10%, 신세계디에프가 2,700억원, SK네트웍스가 2,400억원으로 모두 높은 금액을 자랑했다. 기업 차원에서도 사회환원 금액은 주요전략으로 제시됐고, 업계에서도 가장 주목하는 카드였다.

롯데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직접 사재 100억원을 출연, 청년 창업 지원에 나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신생 벤처기업에 초기자금과 인프라 등을 제공하는 투자법인 ‘롯데 액셀러레이터’를 설립했다. 계열사가 출연한 200억원과 신동빈 회장의 사재 100억원으로 초기자본금 300억원을 조성한 뒤 외부 투자유치를 통해 1,0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비롯해 롯데는 2020년까지 1,5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 계획을 제시했다.

▲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사진='롯데면세점' 홈페이지>

두산의 경우도 박용만 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출연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산은 동대문 지역 발전을 위해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출범, 초기 재원으로 그룹 차원의 100억원, 박용만 회장의 100억원 등 총 200억원을 출연한다. 또한 영업이익의 10%를 사회환원하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신세계디에프는 5년간 총 2,700억원을 집행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본점 신관 면세점 매장과는 별도로 메사빌딩에 국산제품과 한류문화를 소개하는 ‘국산의 힘’ 센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외 남대문 전통시장 활성화, 한류특화 클러스터 및 미디어 파사드 아트 조명쇼 조성 등 콘텐츠 개발에 나설 것을 알렸다.

SK네트웍스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면세점 영업이익 10% 사회환원을 비롯한 상생전략을 제시했다. 앞서 SK네트웍스는 ‘선순환 상생생태계’ 구축을 위해 총 8,200억원의 투자비 중 2,400억원을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처럼 각 기업들이 막대한 규모의 사회환원 금액을 비롯한 매력적인 상생전략을 호기롭게 내세운 가운데 이같은 계획이 과연 현실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각 기업들이 경쟁처럼 상생전략을 내세운 것에 대해 혹시 면세점 입찰권을 우선 따내고 보자는 전략적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제시된 사회환원 금액들은 모두 입찰권을 따내고 난 뒤의 얘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세계디에프의 경우 상생협약 전략을 밝혀오긴 했지만 그간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SK네트웍스가 19일 2,400억원 규모의 사회환원 금액을 밝힌 뒤 이뤄진 26일 기자간담회에서 2,700억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해 업계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간담회에서 “이미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때부터 정해진 액수였다”는 설명을 전한 바 있다.

입찰을 따내기만 하면 향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면세점 사업. 대전에 뛰어들어 승기를 잡은 기업들이 달콤한 전략들로 공수표를 남발한 것에 그치지 않고 약속을 지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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