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희 SK텔레콤 MNO총괄이 2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CJ헬로비전 인수 사업설명회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제공=SK텔레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2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열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설명회에선 방송통신 시장의 위기성을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들의 인수합병에 대한 당위성을 역설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총 19분가량 발표를 진행한 이형희 MNO총괄은 절반이 넘는 시간을 소모하면서 현재 방송통신시장의 위기를 호소했다.

◇ 열악한 국내 미디어 시장, 글로벌 업체에 대응하려면 인수합병 불가피

우선 이형희 총괄은 뉴미디어의 활성화에 따라 글로벌 시장업계 간 치열한 인수합병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조명했다.

예컨대 미국 방송시장의 경우 지난 1995년 40여개에서 현재 3강 체재로 바뀌고 있고, 전통적 통신기업도 위성방송 또는 케이블TV로의 합병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게 이형희 총괄의 설명이다.

이형희 총괄은 “이는 단지 하나의 국가, 지역에서 강자가 되기 위함은 아닐 것”이라며 “확대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미국 최대 VOD서비스 업체인 넷플리스의 경우 전체가입자 6,560만명 중 2,300만명이 미국 외 다른 해외가입자인데, 이런 사업자가 내년엔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며 위기의식을 고취시켰다.

아울러 이형희 총괄은 “현재 유투브가 국내 모바일 미디어 시장을 80%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미디어 기업들도 제대로 된 대응책을 마련해야 되지만, 저가의 가입자 확보 경쟁만 계속하면서 케이블 가입자들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로는 가입자 유치경쟁에 따른 방송플랫폼 경쟁력 약화, 글로벌 경쟁력 약화, 미디어 밸류체인 위축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형희 총괄은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고민했다”며 “이번 인수합병의 목적은 정체된 통신산업에 대한 탈피, 그리고 미디어 플랫폼이란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라고 역설했다.

◇ SK텔레콤, 5년간 5조 투입…방송통신 시장 미래 열 것

이형희 총괄은 이에 “융합·혁신·공생을 새롭게 출범하는 합병법인의 핵심가치로 삼았다”며 “국내 미디어 산업의 신성장동력 강화,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 미디어 생태계와 공생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제고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정부의 인가가 떨어지면 합병법인에 향후 5년간 5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자금은 미디어 플랫폼 구축 및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과 미디어 콘텐츠 확보 등에 쓰일 예정이다.

특히 SK텔레콤은 합병법인이 설립되면 문화·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투자도 확대해 유망콘텐츠를 적극 육성발굴하고, 글로벌 진출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 밖에 지역민 참여 방송을 비롯한 지역채널 특화 콘텐츠를 확대하는 등 합병법인이 미디어 본연의 역할 및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계획도 내놨다.

이형희 MNO 총괄은 “이대로 가면 다 공멸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서로 경쟁에 낭비되는 요소들을 줄이고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을 도입해 질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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