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최종 작업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신규 편입된 ‘아시아펀드’의 설립 배경을 둘러싸고 관심이 치솟았다. 사진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뉴시스>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최종 작업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신규 편입된 ‘아시아펀드’의 설립 배경을 둘러싸고 관심이 치솟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초 ‘11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계열사 변동 현황’을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기업과 아시아펀드 등 2개사를 계열사로 편입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 인수 자금 유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아시아펀드를 설립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 금호아시아나 “아시아펀드, 우회 투자자들을 위해 만든 것”

올해 금호산업 매각 가격을 둘러싼 박삼구 회장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줄다리기는 팽팽했다. 공방이 계속된 가운데 지난 11월 16일 산업은행이 박삼구 회장이 제출한 금호산업 인수 자금 조달 계획서를 최종 승인했고, 7,228억원이라는 금액이 최종 확정됐다.

소위 ‘백기사’로 불린 대기업들이 지분을 매입하거나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서며 박삼구 회장을 지원했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 10월 30일 금호산업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지주회사 격인 금호기업을 설립했다. 이를 위해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과 공동으로 소유한 금호산업 지분과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해 1,521억원을 마련했다. 이때 SK에너지·LG화학·롯데케미칼·코오롱·효성·한화 등이 100억~200억원씩 금호기업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효성 등 전략적투자자(SI)들로부터는 2,700억원을 투자 받아 자본금을 4,200여억원 수준으로 확대했다. CJ그룹의 경우 금호기업에 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해 최대 주주인 박삼구 회장 부자를 제외하면 2대 주주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228억원을 채우기 위한 나머지 대금 3,000억원은 NH투자증권이 주선하는 인수금융대출을 통해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박삼구 회장의 자금 마련 윤곽이 밝혀진 가운데, 아시아펀드는 최근까지도 언급되지 않았던 존재였다.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에 따르면 아시아펀드는 박삼구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자본금 1,000만원(발행주식 2,000주)의 특수목적법인이다. 지난 10월 13일 설립됐으며 설립 목적으로는 ▲다른 회사의 주식, 지분, 증권, 파생상품 등 투자 ▲자금차입 또는 채무보증 ▲이같은 목적 달성에 관련된 모든 사업 및 활동 등이다. 회사 위치는 금호아시아나 본관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윤병철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상무가 사내이사로 밝혀지면서 업계에서는 금호산업 인수와의 연관성을 확신했다. 윤병철 상무는 금호산업 인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인물로 지난 10월 에어서울 사내이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아시아펀드에 대해 금호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다 채우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만든 투자 창구로 보고 있다. 아시아펀드가 투자 자금을 출자 받아 인수금융을 대는 방식으로 금호산업 인수 주체인 금호기업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거나 금호기업과 공동으로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금호아시아나그룹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아시아펀드의 기본적인 역할은 지주회사인 금호기업이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 조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호산업 인수 작업을 위해 설립한 회사”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금호기업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하지만 우회 투자자들을 위해 아시아펀드를 만들었다. 현재 조달된 자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삼구 회장이 오는 30일까지 대금 7,228억원을 완납하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여정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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