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KB국민카드, 내년부터 카드 수십개 발급 중단

 ▲신용카드 이미지컷. <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침에 따라 카드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각 카드사별로 내년 수익성 악화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으나 결과는 미지수다. 업계에선 결국 고객 혜택 축소 방식으로 수익성 보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더욱이 일부 카드사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수익성 악화 카드업계, ‘고객혜택’ 대폭 축소될까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내년부터 일부 신용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키로 했다.

우선 신한카드는 내년 1월 1일부터 10종의 카드에 대한 신규 발급을 중단한다. 대상 카드는 △더 에이스 스카이패스 카드 △더 에이스 아시아나 클럽 카드 △더 베스트 카드 △더 베스트 스카이패스 카드 △더 레이디 베스트 카드 △더 레이디 베스트 스카이패스 카드 △콩코스 더 레이드 베스트 카드 △콩코스 더 레이디 베스트 스카이패스 카드 △하이 포인트 RPM카드 △하이 포인트 나노 카드 등이다.
 
이들 카드는 대부분 주유 시 적립금이 쌓이거나 각종 마일리지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에이스카드와 베스트 카드는 여행, 항공, 호텔 등과 관련해 추가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우량 고객 대상 상품이다. RPM카드는 전월 실적에 상관없이 주유 시 L당 100원(휘발유 기준)을 적립하는 혜택을 제공해 한 해 30만장이 발급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KB국민카드도 ‘포인트리’ 시리즈 4종을 비롯해 27개 카드들의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상 카드는 △포인트리 라임·파인·체리 카드 △잇(IT) 플레이·스타일·폰·스터디 카드△ 스윗 드림·하트·라이프 카드 △플래티늄L·멤버십 플래티늄·플래티늄 카드 △금융포인트 하이브리드 카드 등이다.
 
KB국민카드는 또 비씨 아시아나클럽카드, 인디안모드 카드, 이천일아울렛안산 카드, 교보멤버십 카드 등 4종 11개 제휴카드도 발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카드사들은 “고객에 니즈에 맞춰 상품 체제를 정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포인트리’ 카드는 출시한 지 오래된 카드다”며 “카드가 노후화되다보니 고객들의 니즈도 크게 없어 이번에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이미 오래전에 결정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 신용카드 이미지컷. <사진: 뉴시스>
하지만 업계에선 수수료 인하에 대한 ‘대응책’이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영세·중소가맹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0.3~0.7%포인트 인하하기로 발표했다. 이에 카드업계는 연간 6,700억원 가량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하 요구 움직임까지 일고 있어 업계의 위기감이 팽배하다. 

업계에선 이 같은 수익성 악화의 대비 조치로 ‘고객 혜택 축소’ 움직임이 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거나 혜택이 많은 카드를 정리하는 식으로 벌충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 과정에서 유지비용이 높으면서 비효율적인 상품은 ‘정리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마일리지 적립 혜택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카드는 내년 1월 5일부터 일부 카드 포인트의 항공·호텔 마일리지 전환 비율을 변경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삼성카드 포인트 15점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1마일리지로 바꿔줬으나, 내년부터는 대한항공의 경우 포인트 25점, 아시아나항공은 20점이 있어야 1 마일리지로 변경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이 같은 혜택 축소 정책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혜택을 축소했다가는 고객 이탈을 부를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정부가 수수료 인하 방침을 발표한 지 얼마 안 돼 뚜렷한 대책을 마련한 단계는 아니다”라며 “일단 비상 대응체계를 마련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