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이 또 다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축소, 더 나아가 ‘철수설’까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14일부터 팀장급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 실시를 안내한 메일엔 ‘불황에 따른 경영악화’를 그 이유로 밝혔다.
이번 희망퇴직은 2012년 이후 5번째다. 한국지엠은 세르지오 호샤 회장(당시 사장)이 부임한 직후 2012년 5월과 11월, 2014년 2월과 12월에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또한 한국지엠은 최근 고위급 인사를 통해 새 대표로 제임스 김 사장을 선임했다. 지난 6월 영입된 제임스 김 사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호샤 회장의 뒤를 이어 한국지엠 대표를 맡게 되며, 이미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한 상태다.
따라서 이번 희망퇴직은 ‘제임스 김 체제’의 첫 인력 감축이라는 데에 의미가 있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코리아 등 주로 IT업계에 머물렀던 제임스 김 사장은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취임 4개월 만에 전체의 10%에 육박하는 인원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국지엠이 제임스 김 사장을 영입한 이유가 구조조정에 있지 않느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지엠이 희망퇴직을 실시하자 사업축소 및 철수설도 뒤따라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인천과 군산, 창원에 공장을 두고 있는 한국지엠은 생산량이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판매는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완성차 및 반조립부품(CKD) 수출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연간 100만대 안팎이었던 CKD는 올해 11월까지 74만대에 그치고 있고, 완성차 수출 역시 2013년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엠의 글로벌 생산 계획도 한국지엠에게 긍정적이지 않다. 외신에 따르면 지엠은 내년부터 중국에서 생산된 SUV 차량을 미국 시장에 가져다 팔 방침이다. 중국 시장이 포화에 이른데 따른 조치다. 아울러 멕시코 공장의 소형차 생산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지엠 차원에서 보면, 일감 감소가 불 보듯 빤한 상황이다. 국내 판매에 비해 수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타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국지엠이 꾸준히 부정함에도 불구하고 철수설을 계속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영 환경은 물론 고위급 인사와 희망퇴직 실시 등이 모두 한 방향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관계자는 “한국지엠이 지난해 신차를 대거 출시하는 등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지만,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수출이다”라며 “하지만 지엠 입장에서 보면, 한국공장은 다른 곳에 비해 비용 등의 경쟁력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임스 김 사장을 영입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며 “현장에서는 구조조정 등 인력 감축에 대한 걱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