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엠.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이 또 다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축소, 더 나아가 ‘철수설’까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14일부터 팀장급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 실시를 안내한 메일엔 ‘불황에 따른 경영악화’를 그 이유로 밝혔다.

이번 희망퇴직은 2012년 이후 5번째다. 한국지엠은 세르지오 호샤 회장(당시 사장)이 부임한 직후 2012년 5월과 11월, 2014년 2월과 12월에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또한 한국지엠은 최근 고위급 인사를 통해 새 대표로 제임스 김 사장을 선임했다. 지난 6월 영입된 제임스 김 사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호샤 회장의 뒤를 이어 한국지엠 대표를 맡게 되며, 이미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한 상태다.

따라서 이번 희망퇴직은 ‘제임스 김 체제’의 첫 인력 감축이라는 데에 의미가 있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코리아 등 주로 IT업계에 머물렀던 제임스 김 사장은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취임 4개월 만에 전체의 10%에 육박하는 인원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국지엠이 제임스 김 사장을 영입한 이유가 구조조정에 있지 않느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지엠이 희망퇴직을 실시하자 사업축소 및 철수설도 뒤따라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인천과 군산, 창원에 공장을 두고 있는 한국지엠은 생산량이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판매는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완성차 및 반조립부품(CKD) 수출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연간 100만대 안팎이었던 CKD는 올해 11월까지 74만대에 그치고 있고, 완성차 수출 역시 2013년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
지엠의 글로벌 생산 계획도 한국지엠에게 긍정적이지 않다. 외신에 따르면 지엠은 내년부터 중국에서 생산된 SUV 차량을 미국 시장에 가져다 팔 방침이다. 중국 시장이 포화에 이른데 따른 조치다. 아울러 멕시코 공장의 소형차 생산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지엠 차원에서 보면, 일감 감소가 불 보듯 빤한 상황이다. 국내 판매에 비해 수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타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국지엠이 꾸준히 부정함에도 불구하고 철수설을 계속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영 환경은 물론 고위급 인사와 희망퇴직 실시 등이 모두 한 방향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관계자는 “한국지엠이 지난해 신차를 대거 출시하는 등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지만,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수출이다”라며 “하지만 지엠 입장에서 보면, 한국공장은 다른 곳에 비해 비용 등의 경쟁력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임스 김 사장을 영입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며 “현장에서는 구조조정 등 인력 감축에 대한 걱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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