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가 오는 23일 베트남에 이마트 1호점을 개점하면서, 중국 진출에 이은 두 번째 해외 공략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진은 이마트 호치민 고밥점 조감도.<사진=이마트>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이마트가 오는 23일 베트남에 이마트 1호점을 개점하면서, 중국 진출에 이은 두 번째 해외 공략 카드를 꺼내들었다.

특히 이마트는 지난 1997년 중국 상하이 1호점을 열며 중국 사업에 진출, 이후 2010년 점포수를 28개까지 늘렸지만 영업손실이 확대되면서 사업을 축소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가 또 다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현재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이마트 측 “베트남 진출, 현지인력 채용 등 현지화 전략 강화”

이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23일 베트남 호치민시 고밥에 1호점을 선 개장하고 본격 운영에 나설 방침이다. 베트남 이마트 1호점은 대형마트와 복합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결합된 시설로 꾸며졌으며 면적은 3,200평 규모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마트는 199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며 사업을 펼쳤다. 하지만 2011년에는 당기순손실이 1,114억원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됐고, 이후에는 계속해서 효율이 낮은 중국 매장을 정리해나갔다.

그 결과 2010년 28개에 이르렀던 이마트 중국 내 매장은 2015년 현재 8개로 대폭 축소됐다. 올해 1분기 이마트의 중국 매출은 722억원, 영업손실은 111억원으로 매출은 36.7%감소, 영업손실은 37%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중국 사업에 실패하게 된 이유로 중국 내 경쟁 심화와 중국 현지적응 실패 등을 들고 있다. 그간 중국 사업에서 현지화를 고려하지 않고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만 관심을 기울였다는 지적이다.

이마트 측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번 베트남 진출을 ‘현지화’에 초점을 맞춰 준비해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중국 사업 부진에 따른 자성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 이마트는 베트남 매장에 한류 콘텐츠 등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아이템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베트남 진출은 신세계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략적 사업이다. 이마트는 베트남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면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로의 진출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이마트의 베트남 현지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인 ‘Helmet for Kids(아이들에게 안전을)’의 모습. 이마트는 베트남 어린이를 위해 오토바이용 헬멧을 제작, 무상으로 제공한다.<사진=이마트>
이마트는 베트남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사업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마트는 4년여에 걸쳐 베트남 현지 전문인력 양성을 진행해왔다. 현재 베트남 법인 구성을 보면 한국인 직원은 10여명 내외로 베트남 현지 직원 수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 계속적인 현지직원 채용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7월 베트남 정부 산하 국립 어린이 재단과 손잡고 호치민시에 희망 장난감 도서관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시장 진출에 앞서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베트남 진출을 두고 사업 성공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국내 ‘라이벌’인 롯데마트가 베트남 시장을 선점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 호치민시에 1호점을 개장하며 베트남 사업에 국내 유통업체로서는 첫 진출한데 이어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현재 롯데마트는 베트남 호치민에 3곳, 비엔화 1곳, 다낭 1곳, 빈증 1곳, 판티엣 1곳, 하노이 2곳, 붕따우 1곳과 올해 10월 개장한 껀터점까지 총 11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베트남 매출은 1,580억원으로 2013년 대비 55.7%나 늘어난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롯데마트는 내년 4월경 이마트 1호점이 위치한 고밥에 12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라 이마트로서는 첫 시장 진출에 있어 부담이 되지 않을까하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이마트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국내 유통기업 중 롯데마트가 베트남에 먼저 진출해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외 글로벌 기업들도 많이 진출해있는 상황”이라며 “특별히 롯데마트만이 경쟁상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사업에 대해 현지적응에 실패했다는 말이 많지만 어느 기업이 다 그렇듯 이마트도 나름대로의 현지화 전략을 펼쳐왔다”며 “아직 매장이 8개나 남아있어 중국 사업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진출의 경우 현지인력 채용 등 현지화에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