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968년생),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1944년생),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1968년생),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1944년생).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혼용무도(昏庸無道)’했던 2015년 을미년이 어느덧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크리스마스-연말 분위기와 각종 송년 모임으로 분주한 이맘때면 어딘지 모르게 싱숭생숭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지나간 1년에 대한 아쉬움과 반성 때문이리라. 그렇다고 마냥 아쉬움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다행히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이 있다. 바로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희망과 기대다.

열흘 앞으로 성큼 다가온 2016년은 ‘병신년(丙申年)’ 붉은원숭이의 해다. 어감이 다소 난감하지만, 적극적이고 활기찬 해를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에 있어서는 붉은색의 열정과 원숭이의 활기 및 영리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김난도 교수가 2016년의 키워드를 ‘몽키바(MONKEY BAR)’로 선정하며 “원숭이가 구름다리 넘듯 위기의 골을 건넜으면 한다”고 밝힌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2016 병신년을 자신의 해로 맞이하게 될 ‘원숭이 띠’ 경제계 인물은 누가 있을까. 주목을 끄는, 그리고 주목해야할 인물이 적지 않다.

◇ 때마침 찾아온 원숭이의 해… 차세대 리더 ‘주목’

먼저 재벌가 인물들 중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단연 눈에 띈다. 1968년생인 이재용 부회장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할 시기가 될 2016년을 자신의 해로 맞게 됐다.

지금은 병상에 누워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맏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은 그 자체로 ‘삼성의 미래’다. 지난해 5월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지면서, 삼성그룹은 ‘이재용 체제 구축’에 더욱 속도를 냈다. 우여곡절 끝에 올해 마무리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대표적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6년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재용 체제’도 상당부분 완성됐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원숭이의 해가 돌아왔다는 것이 꽤나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이재용 부회장의 동갑내기 사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있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과 정용진 정용진 부회장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신세계그룹을 직접 이끌어오고 있다. 하지만 성과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정용진 부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중국 진출은 사실상 실패로 막을 내렸다. 노조탄압, 골목상권 침해, 탈세 및 비자금 조성 등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물론 실패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새로운 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고, 일정 부분 성과도 있었다. 교외에 세운 대규모 쇼핑몰 및 아울렛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며 좋은 반응을 얻었고, 편의점 사업은 레드오션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행보를 보였다. 중국에서의 실패를 밑거름 삼아 추진 중인 베트남 진출도 기대를 모은다. 정용진 부회장 역시 원숭이의 해가 좋은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전재산 기부로 각박한 사회에 감동을 안겼던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의 이름도 눈길을 끈다. ‘재벌 2세’ 이준용 명예회장은 지난 8월 전재산 2,000억원을 통일기금으로 기부했다. 외국에서나 들을 법한 이 소식은 경제계는 물론 사회 전체에 적잖은 울림을 줬다. ‘재벌 3세’ 이해욱 부회장은 경영은 물론 사회공헌 측면에서도 더욱 어깨가 무겁게 됐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위)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 정력적인 56년생, 어수선한 44년생

환갑을 맞는 1956년생 중엔 유독 정력적인 행보를 보이는 인물이 많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이만득 삼천리 회장, 김영진 한독 회장, 그리고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역임 중인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등이다. 이들은 모두 사업 확장을 역점적으로 진행 중이거나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환갑’의 기운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1944년생은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하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좀처럼 위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은 해외도박 혐의로 최근 기소됐다. 반면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은 회사가 견고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고, 내년에도 기대를 걸어볼만한 상황이다.

84세가 되는 1932년생 원로들은 역시 건강이 최우선이다.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조중건 대한항공 고문,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등이 있다.

재벌가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젊은 원숭이’들도 눈길을 끈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딸인 임상민 대상그룹 상무, 구자천 신성델타테크 사장의 아들 구본상 신성델타테크 전무, 강영중 대교 회장의 아들 강호준 대교 상무 등이 경영수업에 한창이다.

조금은 특별한 이유로 눈길을 끄는 ‘어린이’도 있다. 2004년생으로 생애 두 번째 원숭이의 해를 맞게 된 허정홍 군이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차남으로, 대표적인 ‘어린이 주식부자’다. 이제 10대 초반이지만 증여를 통해 수백억원대의 주식을 보유 중이고, 어린이 ‘주식부자’ 랭킹에서도 늘 선두권을 다툰다.

◇ CEO는 ‘환갑 맞이’가 가장 많아

전문경영인 쪽은 아무래도 1956년생부터 인물들이 시작되고, 또 가장 많다. 삼성그룹에는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정유성 삼성SDS 사장 등이 있고, LG그룹 역시 하현회 LG 사장과 이우종 조성준, 노환용, 최상규 LG전자 사장이 있다.

또한 권선주 기업은행장, 한상호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김동수 대림산업 사장, 심상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윤기수 세아베스틸 사장, 박영준 빙그레 사장, 이원구 남양유업 사장,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사장 등도 환갑을 맞는다.

‘장수 전문경영인’이라 할 수 있는 1944년생은 선우영석 한솔홀딩스 부회장, 이수신 한진중공업홀딩스 사장, 이재만 대림통상 사장, 백남근 동양고속 사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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