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예상대로 ‘대우증권 인수전’의 승리자는 미래에셋증권이었다. 매각 본 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일찌감치 유력 후보로 부각됐던 미래에셋증권은 24일 대우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올 하반기 M&A 시장을 뜨겁게 달군 ‘대우증권 인수전’의 승패는 역시 ‘가격’에서 갈렸다.

산업은행(회장 홍기택)은 24일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의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컨소시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1일 마감한 본 입찰에서 2조4,000억대 초반선의 응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던 곳이다. 함께 인수전에 참여한 KB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은 그보다 2~3,000억원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B금융지주는 인수전 초반부터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였지만, 가격은 가장 낮은 가겨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KB금융 이사회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라는 점에서 보수적인 인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이들이 제시한 인수가격과 가격 외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번에 우선협상자를 선정했다. 전체 평가 가운데 가격 요소가 70∼80%, 정성 평가로 이뤄지는 가격 외 요소가 20∼30%를 차지했다. 국내 자본시장 발전기여 등의 가격 외 요소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기도 했으나, 결국에는 ‘가격’이 승패를 가렸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초대형 증권사 출현이 국내 증권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하면 국내 증권업계는 자기자본 7조8,000억여원의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글로벌 투자 은행 도약으로서 도약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셈이다.

하지만 최종 인수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대우증권 노조가 미래에셋증권의 인수에 반대 입장을 표하며 총력 투쟁을 예고한 상황이다. 구조조정 우려와 인수 자금 문제가 주요 반대 이유였다. 이런 우려를 딛고 최종 인수까지 순탄한 길을 걸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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