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주류가 지난 4일부터 뒤늦게 소주값을 인상하면서 이를 둘러싼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뉴시스>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롯데주류가 지난 4일부터 뒤늦게 소주값을 인상하면서 이를 둘러싼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소주 가격을 인상하면서 업계에서는 롯데주류의 인상계획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롯데주류는 그간 소주 가격 인상 계획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고, 12월 말 갑작스레 1월 4일부터 소주값을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됐다.

◇ 점유율 2위 ‘처음처럼’의 뒤늦은 가격 인상… 눈치작전?

지난해 11월 30일, 하이트진로는 업계 최초로 ‘참이슬’ 출고가를 951.70원에서 1015.70원으로 5.62%가량 올렸다. 이는 소주업계에서 이뤄진 3년 만의 첫 가격 인상이었다.

국내 소주업계 점유율 1위인 ‘참이슬’에 대해 하이트진로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무학(좋은데이/화이트·5.99%), 금복주(5.62%), 대선주조(시원·5.0%) 등 소주업체들은 출고가를 5~6%가량 줄줄이 인상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점유율 2위인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인상 계획에 대해 주목했다. 하지만 롯데주류 측은 이에 대한 관심에 정확한 답변을 피하며 모르쇠로 일관했고, 연말인 12월 30일 갑자기 ‘처음처럼’의 인상 계획을 발표하면서 꼼수 논란에 휩싸였다.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 등 소주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비판의 화살이 거세지자, 롯데주류가 적당한 시기를 기다려 가격을 올린 ‘눈치작전’을 펼쳤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원성이 희석될 때쯤을 노리고 해를 넘겨 뒤늦게 소주값을 인상했다는 것.

게다가 롯데주류는 지난해 말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가격을 인상한 뒤 일정기간 반사이익까지 챙긴 것으로 보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0일 ‘참이슬’ 가격이 인상된 후로 일주일간 이마트에서의 매출이 전주(11월 23~29일) 대비 14.5% 감소했고, 반면 롯데주류의 경우 ‘처음처럼’의 매출이 13.4%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이 기간 ‘참이슬’ 매출은 11.4% 감소한 가운데 ‘처음처럼’ 매출은 12.8% 증가했다는 집계가 나왔다.

◇ 롯데주류 측 “제품별 인상가격 명시… 실제 인상률 숨길 의도 없어”

또한 롯데주류가 소주값 인상계획 발표 당시 ‘평균 인상률’을 발표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당시 롯데주류는 소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5.54% 인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주류의 소주 판매 90% 이상을 차지하는 ‘부드러운 처음처럼’의 경우 실제 인상률이 6.40%(병당 946원에서 1006.5원으로 인상)로, 하이트진로 ‘참이슬’의 ‘5.62%’보다 웃돈 인상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무학, 금복주, 대선주조 등 타 업체들보다도 높은 인상폭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주류의 이같은 ‘평균 인상률’ 발표에 대해 실제 인상률을 숨기려는 의도가 있다고도 보고 있다. 보통 제품 가격의 인상에 대해 발표할 때, 제품별로 인상되는 가격과 인상률을 밝히는 것에 비해 롯데주류는 평균치를 발표해 직접적인 인상률 공개를 피한 것.

이와 관련 롯데주류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평균 인상률 발표에 대해 말이 많지만 롯데주류 측은 당시 분명 제품별로 인상 가격을 명시했다. 실제 인상률을 숨기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우리도 인상 발표 전날 자세한 내용에 대해 알게 됐다”며 “그 전까진 구체적인 인상 계획에 대해 듣지 못했다. 내부적인 조정 끝에 내린 결론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경쟁업체에 비해 발표가 늦었지만) 시기를 조율한 것은 아니다.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던 요인들이 있어 말을 아낀 부분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국내 소주업계 점유율 1위인 ‘참이슬’은 47~48%를 차지하고 있고, 2위인 ‘처음처럼’은 18~19%, 무학은 12~13%로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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