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오롱그룹이 BMW는 물론 아우디, 볼보와도 손을 잡게 됐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4만3,900대.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수입차 등록대수다. 사상 처음으로 20만대를 돌파해 25만대에 육박하는 실적을 남겼다. 이러한 기세라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올해, 연간 30만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수입차 시장은 그 특성상 ‘딜러사’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 딜러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주목을 끄는 곳이 있다. 바로 코오롱그룹이다.

지난해 수입차 업계에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일대 ‘사건’이 현실로 벌어졌다. 코오롱그룹이 아우디 코리아의 공식 딜러사로 선정된 것이다.

이것이 놀라웠던 이유는 코오롱그룹이 그간 BMW의 대표 딜러사였기 때문이다. 코오롱그룹은 계열사 코오롱글로벌(코오롱모터스)을 통해 지난 1988년부터 BMW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었다. BMW의 국내 판매 중 약 30%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입지가 탄탄했다.

그런데 그런 코오롱그룹이 아우디와도 손을 잡게 된 것이다. BMW와 아우디가 ‘세기의 라이벌’이라는 점은 굳이 부연설명이 필요 없다. 때문에 그동안 아우디와 BMW의 딜러권을 동시에 보유한 딜러사는 없었다. 물론 코오롱그룹은 아우디 딜러사로 별도 법인(코오롱아우토)을 마련했지만, 그룹 차원에선 양쪽과 동시에 손을 잡게 된 셈이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양다리’라는 불편한 시선도 제기됐다. 하지만 코오롱은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코오롱아우토는 지난해 12월, ‘수입차 시장의 알짜배기’ 중 하나인 송파지역에 전시장을 오픈했다. 뿐만 아니다. 코오롱아우토는 참존모터스를 대신해 대치지역 전시장도 차지했다. 참존모터스가 재정난으로 인해 놓친 대치지역 딜러권까지 따낸 것이다.

이렇듯 코오롱아우토는 순식간에 강남 알짜배기 지역에 아우디 매장을 두 군데나 확보하게 됐다. 그런데 코오롱아우토의 질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코오롱아우토는 2016년 들어 볼보와도 손을 잡았다. 서울 송파지역과 천안지역 딜러사로 선정된 것이다.

이로써 코오롱그룹은 코오롱모터스의 BMW전시장 7곳과 코오롱아우토의 아우디전시장 2곳 및 볼보전시장 2곳을 확보하게 됐다. 이 중 강남지역에 자리 잡은 전시장만 총 5곳이다.

코오롱그룹의 이러한 공격적인 행보가 더욱 눈에 띄는 이유는 파트너의 면면이다. 먼저 오랜 파트너인 BMW는 수입차 시장에서도 가장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새로운 파트너 아우디 역시 수입차 시장 ‘BIG4’ 중 하나다. 지난해 ‘폭스바겐 사태’라는 악재를 만났지만, 별다른 흔들림이 없었을 정도로 국내에서 평판이 좋다.

볼보는 성장세가 눈부시다. 2013년 1,960대, 2014년 2,976대였던 판매량이 지난해 4,238대까지 껑충 뛰었다.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특히 볼보는 지난해 신차를 발표하지 않고도 가장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 한 수입차 시장 관계자는 “오랜 세월 딜러사 중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했던 코오롱이 최근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를 인식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며 “투자가치와 투자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올해 상당수의 딜러권을 더 따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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