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대표가 "가히 정치적 혁명"이라고까지 자화자찬한 100% 상향식 공천룰을 두고 당내 회의론이 번지고 있다. 여기에 유령당원 논란까지 겹치면서 공정성 시비까지 일어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100% 상향식 공천을 천명하면서 외부인재 영입은 없다고 선언한 김무성 대표가 연일 공격을 받고 있다. 새로운 인재발굴이라는 당의 책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유령당원 논란까지 겹치면서 100% 상향식 공천의 ‘공정성’도 도마에 올랐다. 20대 총선기획단이 출범한 첫 날부터 삐걱대는 모양새다.

김무성 대표의 인재영입불가론에 반기를 들고 있는 인물은 신박으로 통하는 원유철 원내대표다. 수차례 인재영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원유철 원내대표는 19일에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인재를 발굴하고 추천하는 것은 당 지도부의 책임이자 의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 외부인재영입 두고 김무성‧원유철 극명한 의견차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난 원 원내대표는 “정당이라는 것은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기 위해 존재한다. 선거를 이기기 위해서는 좋은 인물과 정책이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끊임없이 좋은 인물과 정책을 발굴하고 생산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 대표의 노선과는 정반대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대표는 앞서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과거에는 새로운 인물을 영입한다는 미명하에 당에 충성했던 동지들을 쳐내고 자기사람 심는데 악용해왔다”고 주장한 뒤 “전체 예비후보 중 60%가 새누리당이다. 인재의 수혈을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해 인재영입에 분명한 선을 그은 상태다.

이에 대해 원 원내대표는 “당대표 나름대로 정당이나 선거에 대한 생각이 있는 것처럼, 저 역시 나름대로 생각이 있다”며 김 대표와의 대립을 부인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분구가 예상되는 수도권 일부 지역구에는 인재영입을 통한 전략공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비박계 의원들도 상향식 공천의 명분에만 얽매여 안정성만 주장하고 있는 지도부의 태도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원 원내대표 뿐만 아니라 청와대 정무특보 출신 김재원 의원도 100% 상향식 공천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지난 1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김재원 의원은 “아무리 훌륭한 정치신인이라 하더라도 결국 당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10% 가산점을 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조치가 없다”면서 “인재영입을 통해서 여론의 지지를 받겠다는 한 가지 가치는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령당원’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100% 상향식 공천’의 공정성에 흠집이 나는 모양새다. ‘유령당원’이란 해당 거주지에 살지도 않으면서 경선참여를 목적으로 당원명부에 이름만 올려놓은 당원들을 말한다. 대전과 대구 등 일부지역에서 한 주소에만 당원 40명이 등재된 내용이 적발되는 등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는 것.

◇ 취지는 좋은데…, 비박계에서도 우려

논란이 커지자 김 대표는 “당원모집에 불법이 있을 수 없다”며 “일부지역에서 살지도 않으면서 주소를 옮기며 당원으로 가입한 사례가 발견됐는데 다 찾아내겠다. 문제가 있는 것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하고 바로잡는 과정”이라고 항변했다.

그럼에도 일부 예비후보자들 사이에서는 불신이 팽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이 자랑하는 ‘20만 당원’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중앙당에서 검증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역시 이날 보도에서 “유령당원을 대거 색출할 경우 새누리당 전체 당원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중앙당에선 되도록 조용히 넘기자는 식의 자세를 보여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대표 주위에서도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친김무성계 의원으로 통하는 김성태 의원은 “야권은 시끄러운데 우리는 안정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식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비박계 정두언 의원도 “당대표가 ‘전략공천 불가’ 명분에 묶여 한 발짝도 못 나가서는 안 된다. 이기는 공천이라는 순수한 목적대로 (인재영입과 전략공천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박계 한 관계자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여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야권에만 맞춰지는 현상황이 좋지만은 않다”면서 “정치라는 것도 홍보를 위해서는 화제성이 필요한데, 야권이 분열됐다는 이유로 당 지도부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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