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에 나선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정동영 전 장관을 향한 국민의당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20대 총선 호남권 석권을 위해서는 전북의 정동영 전 장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설 연휴 이후로 정계복귀가 예상되는 정 전 장관은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심을 계속하고 있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지난달 31일 당 핵심 관계자들을 통해 정 전 의원의 참여를 공식 요청했다. 새정치연합 전북도당위원장 출신의 유성엽 의원(전북 정읍)과 국민의당 전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관영 의원(전북 군산)이 직접 나섰다. 언론을 통해 정 전 장관의 영입 필요성은 수차례 강조했지만, 직접적으로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설 연휴 중 김한길 의원과 정 전 장관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 정동영 향한 안철수·천정배의 러브콜

천정배 공동대표도 거들고 나섰다. 3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천 공동대표는 ‘정 전 의장의 영입여부’를 묻는 질문에 “(정 전 의장은) 대통령 후보를 지냈고 지난 몇 년 동안 현장에서 고통 받는 시민들과 함께 해왔다”며 “되도록 널리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국민의당의 정 전 장관에 대한 뜨거운 구애는 20대 총선 ‘전북’ 판도와 관련이 깊다. 전북 순창이 고향인 정 전 장관은 전북지역 표심을 움직일 수 있는 카드다. 15대 총선 당시 전국 최다득표율로 전주 덕진에서 당선된 바 있고, 지난해 4.29 관악을 재보선에서도 지역 내 전북을 기반으로 하는 호남향우회의 표심을 움직이기도 했다.

▲ 호남지역의 선택이 야권재편의 핵으로 떠오른 가운데, 정동영 전 장관의 선택에 정치권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정 전 장관이 국민의당에 참여할 경우, 천정배·정동영·안철수 3각 편대 구성이 가능하다. 광주전남은 ‘뉴DJ’를 기치로 내세운 천정배 공동대표가, 정 전 장관은 전북을,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안철수 공동대표는 후방지원과 함께 서울과 수도권까지 표심을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더민주와 선 그은 정동영, 설 연휴 중 입장정리

그러나 정 전 장관 측은 아직까지 ‘논의 중’이라며 명확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무소속 연대’나 ‘정계복귀’ 등의 보도 역시 사실과 다르다는 게 정 전 장관 측의 입장이다. 임종인 전 의원은 “정 전 장관은 향후 행보와 관련해 현재 많은 분들의 의견을 경청 중이고 숙고 중”이라며 “최근에 보도된 정계복귀설과 호남 무소속연대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무소속 출마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태여서, 국민의당은 애가 타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전북지역에서 3파전이 벌어질 경우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정 전 장관의 영입에 국민의당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편 정 전 장관은 정계복귀 시기를 설 연휴 이후로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 연휴 전 정계복귀를 관측하기도 했으나, 언론사와의 ‘형사고발’ 사건 등이 겹치면서 시기를 늦춘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이 더민주 복당을 조건으로 전주덕진 공천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그것이다. 현재 기사는 내려진 상태지만, 정 전 장관 측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더민주와는 결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남은 선택지는 국민의당 합류와 무소속 출마 중 하나라는 것. 정 전 장관 측은 “국민의당 합류 제안 등 향후 정계복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의 선택이 20대 총선 호남지역 판도와 나아가 야권재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