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엠 쉐보레 임팔라.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1958년에 처음 출시돼 무려 50년 넘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차. 10세대까지 이어지며 전 세계에서 1,600만대 이상이 판매된 차. 지난해 국내시장에 전격 상륙해 반향을 일으킨 차. 바로 한국지엠 쉐보레 임팔라다.

명성이 자자했던 임팔라는 국내 출시 이후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세단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그런데 이 임팔라를 놓고 한국지엠 노사가 마찰을 빚고 있다. 국내생산을 요구하는 노조와 이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사측의 입장 차 때문이다.

◇ 반응 좋은 임팔라, 문제는 공급?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지엠의 임팔라 국내생산 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한국지엠 경영진은 여러 차례에 걸쳐 임팔라의 국내생산을 공언한 바 있고, 지난해 임금협상 합의서에도 수입판매 3개월 후 국내생산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며 “하지만 노조 측의 거듭된 임팔라 국내생산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연간 3만대 판매를 조건으로 내걸며 입장을 번복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임팔라의 국내생산이 승용2공장의 고용안정과 한국지엠의 수익성 증대 및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임팔라 국내생산 여부가 지엠 본사의 한국지엠의 존속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며 끊이지 않는 ‘철수설’과도 연관이 있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특히 노조는 “임팔라 국내생산의 사업타당성 여부는 단기적 비용문제가 아닌 중장기적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임팔라의 국내시장 판매량은 얼마나 될까.

한국지엠의 월간 실적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국내시장에 선보인 임팔라는 지난 1월까지 6개월 동안 8,464대가 팔렸다. 월 평균 1,410대 정도다.

하지만 임팔라의 판매량을 단순히 실적만 놓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임팔라는 현재 미국에서 생산한 것을 들여와 판매 중이다. 때문에 수요에 비해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실제로 임팔라의 월간 판매량은 지난해 8월 242대, 9월 1,634대, 10월 1,499대, 11월 839대, 12월 2,699대, 올해 1월 1,551대로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임팔라를 기다리는 대기 줄도 길다. 대기물량만 1만대를 넘는 것으로 전해지고, 출고까지 3~4개월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지나치게 긴 대기 줄에 지쳐 임팔라를 포기하는 고객들도 속속 등장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임팔라의 실제 월간 판매실적은 1,400여대를 한참 뛰어넘는다고 볼 수 있다.

▲ 임팔라 월간 판매량 추이.
◇ “임팔라 국내생산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한국지엠은 임팔라를 출시하며 연간 판매목표량을 2만대 이상으로 밝혔다. 월간 약 1,700대를 팔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량인데, 현재 추세로는 초과달성이 유력하다. 물론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말이다.

뿐만 아니다. 새로 부임한 제임스 김 사장은 올해 목표로 내수시장 두 자릿수 점유율을 내걸었다. 목표달성을 위해선 임팔라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임팔라는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한국지엠에서 판매량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인 경차 스파크와 함께 한국지엠을 이끌 쌍두마차 역할이 요구된다. 여기에 최근 르노삼성의 SM6와 기아의 올 뉴 K7 등이 출시되면서 국내 세단시장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확실한 자리매김이 필요한 시점인 셈이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임팔라에게 가장 필요한 요건은 원활한 공급이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국내생산에 대해서만큼은 유독 조심스러운 입장만 유지했고,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12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임팔라 국내생산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다”는 입장만 전했다. 노조 측이 밝힌 ‘연간 판매량 3만대 기준’의 진위 여부조차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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