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갤럭시S7에 AP를 혼용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고객 역차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오는 21일 예정된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행사 초대장.<출처=삼성전자>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전자가 차기 전략폰 갤럭시S7에 자사의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 820 칩을 혼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두 AP 간의 성능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의 AP 이원화 전략이 일부 소비자들에겐 역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MWC 2016에서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7을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갤럭시S7에는 5.1 QHD 디스플레이, F1.7 밝기의 렌즈, 고속충전, 방수기능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걸맞는 기술들이 적용될 것으로 관측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삼성전자 AP 혼용, 고객 역차별 논란 우려

그러나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Application Processor)로 자사의 엑시노스 8890과 퀄컴 스냅드래곤 820칩을 혼용할 것으로 전해져 소비자 역차별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외신 등에 따르면 갤럭시S7의 성능은 삼성전자 엑시노스 8890과 스냅드래곤 820칩 등 탑재된 AP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최적화가 안됐다는 점에서 어떤 AP가 더 높은 성능을 보일지는 섣불리 단정하긴 어렵지만, AP가 다르다는 점만으로도 성능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AP성능 차이에 따른 문제는 고객들의 불만으로 이어진다. 앞서 애플의 경우 지난해 10월 아이폰6S 등 모델에 탑재되는 AP 'A9'의 성능이 차이가 난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애플은 A9칩의 제조를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에 맡겼는데, TSMC와 삼성전자의 제조공정이 달라 성능차이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자신들의 아이폰6S 등에 사용된 칩을 분별하는 방법을 공유하면서 환불 또는 좀 더 좋은 성능의 칩이 탑재된 제품으로 교환을 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애플보다 더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iOS라는 독자 운영체제와 AP를 사용하는 애플 아이폰의 경우 타사 기기로 대체가 불가한 면이 있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에 있는 삼성전자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코 앞에 닥친 MWC 2016에서 LG전자, 샤오미, 소니 등이 퀄컴 스냅드래곤 820칩을 장착한 신제품을 공개한다. 엑시노스 8890의 성능이 스냅드래곤 820에 미치지 못한다면, 엑시노스 8890을 장착한 갤럭시S7이 출시되는 나라에선 흥행을 보장할 수 없다.

다만 엑시노스 8890을 탑재한 갤럭시S7이 스냅드래곤 820칩을 탑재한 제품보다 더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면 삼성전자에 더 큰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 업계 “벤치마크 점수만이 전부는 아냐”

일각에선 벤치마크의 점수로만 폰을 평가할 순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조사 입장에선 일반 고객이 체감할 만큼의 성능차이가 나게끔 설계하진 않았을 테고, 스마트폰의 상향평준화가 이뤄진 시점에선 벤치마크 상의 숫자 외에 차별 요소가 더욱 중요하다는 말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전자지갑인 삼성페이와 VR(가상현실) 등 안드로이드 진형에서도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치마크 수치상 차이가 난다 해도 실 사용에서 성능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고객은 거의 없다”며 “스포츠카가 30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지만 실제 그런 속도까지 낼 필요성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성능차이가 남에 따라 일부 고객들이 역차별을 느낄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같은 우려에 “MWC에서 갤럭시S7을 공개한다고 밝힌 적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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