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8,7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1% 감소한 것으로 영업이익 역시 시장 기대치인 374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사진은 서울 중구 수표동에 위치한 금호석유화학 시그니쳐타워.<사진=금호석유화학>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지난해 말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완전히 결별하며 각자의 길을 가게 된 금호석유화학이 지난해 실적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17.4% 줄어든 3조9,34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4% 줄어든 1,637억7,8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경쟁사들의 경우 같은 기간 매출이 크게 상승하며 실적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금호석유화학은 동종 업계 가운데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나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 금호석화 측 “CNT 소재, 잠재력 주목… 현재 신성장동력은 열병합에너지”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8,7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1% 감소한 것으로 영업이익 역시 시장 기대치인 374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게다가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금호석유화학의 매출액이 8,467억원, 영업이익이 43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 22%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처럼 실적부진의 늪에 빠진 것에 대해 회사 측은 ‘원재료 가격 하락 및 수요 감소에 따른 판매가 하락으로 매출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와 더불어 ‘합성고무’ 제조에 지나치게 비싼 원료를 투입한 것이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에 직격탄이 됐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합성고무 부문은 1조5,5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6.2%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합성고무의 경우 금호석유화학의 매출 40%가량을 책임지는 중요한 부문이기 때문에 이 부문 매출의 감소가 곧 전체 매출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게다가 최근 국제유가의 전반적인 하락세로 업황이 불안한 가운데 경영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 측으로서는 3년째 시장에서의 불황을 이어오고 있는 합성고무 사업에만 매달리기보다는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일각에서는 최근 금호석유화학이 확보한 탄소나노튜브(CNT) 소재 생산기술을 언급하고 있다. CNT 소재는 강철보다 100배 강한 섬유로,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호석유화학의 중앙연구소가 양산을 목표로 시생산과 성능 검증에 돌입했다.
 

▲ 금호석유화학은 ‘2015 대한민국화학산업대전’에서 전시부스를 열고 탄소나노튜브(CNT)를 홍보했다.<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이 생산하는 CNT 소재는 굵기가 15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초정밀 소재로, 수백 마이크로까지 굵기 확장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시장이 열리지 않아 아직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CNT 소재 관련 산업 상용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에서 대기업이 직접 CNT 소재 상용화에 나선 것은 처음이며, 활용 폭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금호석유화학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CNT 소재 사업의 경우 사실 합성고무에 비견할 만한 물량은 아니다”며 “합성고무만큼의 규모나 이익을 만들어줄 수 있을지는 아직 확정지어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CNT 소재 같은 경우 응용소재다보니 기존에 이 소재를 필요로 했던 업체들이 얼마나 모일 지가 문제다.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적극적으로 사업화해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단계다. 특히 CNT 소재의 경우 최근 국내외에서 새로운 소재로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라 발전 가능성은 있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합성고무 사업은 최근 중국쪽의 공급량 증가, 수요 감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불황을 겪고 있다”며 “합성고무를 취급하지 않는 기업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지만 합성고무를 취급하는 화학업체의 경우 전반적으로 부진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합성고무는 금호석유화학의 주력사업이면서 대표사업으로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만큼 기술력도 갖고 있다. 환율, 유가 등 변수들이 많아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개선되지 않을까 예상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 측 관계자는 현재 합성고무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 만한 신성장동력으로 열병합에너지 부문을 들었다. 사실상 CNT 소재 사업의 경우에는 현재 잠재력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단계라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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