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포문은 문재인 전 대표가 열었다. 문 전 대표는 정동영 전 의원의 국민의당 입당에 대해 “누가 야권 적통인지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정동영 국민의당 합류, 잘됐다”며 “구도가 간명해졌다. 자욱했던 먼지가 걷히고 나니 누가 적통이고 중심인지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이 야권의 적통이 아니란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에 앞서 문 전 대표는 정 전 의원의 복당을 요청하기 위해 전북 순창을 방문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정 전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문 전 대표의 ‘치명적 실수’를 언급했다. 정 전 대표는 20일 트위터를 통해 △ 박근혜 정권 탄생에 일조한 점 △ 북한 궤멸론을 주장해 당의 정체성에 혼란을 준 점 △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타결을 주도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영입한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를 더민주에 불러들인 점 등을 문 전 대표의 치명적인 실수라고 적시했다.
또 정 전 의원은 “저도 개인적으로는 (김 대표를) 잘 알고 경제 분야에서 자문을 얻은 적도 있지만, 민주 야당의 얼굴이자 대표가 될 수 있는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예전 같으면 초·재선 그룹이나 개혁적 의원들이 들고 일어나 '영입 반대나 퇴진 성명'을 내고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더민주의 개혁적 의원들이 성명을 발표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정 전 의원은 “총선 공천권을 쥔 고양이 앞에 납작 엎드려 일제히 입을 닫아버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때 야당의 명운을 쥐고 대선후보로 출마했던 문재인 전 대표와 정동영 전 의원. 20대 총선을 앞두고 야권이 분열되는 과정에서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민지 기자
alswl4308@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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