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황 불안으로 재무적 불안성을 안고 있는 한진해운에 대해 한진그룹 전반적으로 피해를 확산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진해운 본사의 모습.<사진=뉴시스>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업황 불안으로 재무적 불안성을 안고 있는 한진해운에 대해 한진그룹 전반적으로 피해를 확산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진해운은 지난 2013년부터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으로부터 총 6,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는 등 그룹 내에서 도움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지난해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최근에는 임금인상을 둘러싼 노사갈등이 빚어지는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모양새라 현재 한진해운 지원 여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한진해운, 업황 불안으로 수급여건 개선 어려워

지난 19일 한국신용평가는 한진해운에 대해 △4분기 발생한 상당 규모의 분기 영업적자와 실적 부진 가능성 △외부 지원 및 추가 자구계획의 불확실성 △유동성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한진해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로 유지하고 ‘하향검토 감시대상’으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업어음 등급도 ‘B+’로 유지하고 이 역시 ‘하향검토 감시대상’으로 등록했다.

지난해 4분기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운임 급락으로 1,88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게다가 전반적인 업황의 불안으로 물동량 증가를 크게 기대할 수 없어 당분간 수급여건이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최대주주로 지분 33%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의 부진한 업황이 대한항공의 재무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진해운 지원 가능성이 큰 부담 요인이라며 대한항공에 대해 한진해운 지원 여부 및 방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한진해운은 올해 회사채 8,000억원 등을 비롯해 총 1조5,000억원의 차입금 만기를 맞게 된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는 정부 또는 계열사 지원이나 추가 자구책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야만 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이 또 다시 지원에 나설 경우 한진해운의 신용도에는 긍정적인 대신, 대한항공의 신용도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시황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유동성 문제도 가변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에 대해 더 이상 자금을 지원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최근 저가항공사와의 경쟁 심화로 인한 시장 지배력 약화, 유가·금리 등의 대외변수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 시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될 수도 있는 현재 대한항공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한편 한진해운에 대해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에서 자금 지원에 나서지 않을까하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지만 주주들의 거센 반대가 예상되고 있어 이 또한 불확실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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