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최소라 기자]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는 262개 기업 중 76.3%가 올해 배출권거래제 대응을 위한 투자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권거래제 시행 1년을 맞아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이 2015년 배출권거래제 참여기업 262개사를 대상으로 ‘배출권거래제 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76.3%가 ‘올해 배출권거래제 대응을 위한 투자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배출권거래제는 기업체별로 배출쿼터를 설정해 적은 오염물질을 배출한 업체가 남은 쿼터를 배출권 거래시장을 통해서 다른 업체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 고려 중인 감축설비 다양해져…가장 큰 애로사항은 ‘제도 미흡’

조사 결과, 올해 배출권거래제 대응을 위한 투자계획이 있는 기업들의 투자 계획분야로는 ‘기존설비효율개선’(55.4%)이 가장 높은 선택을 받았고, 이어 ‘신규설비도입’(17.1%), ‘전략수립컨설팅’(12.0%), ‘온실가스관리시스템’(10.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신규설비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이 꼽은 관심설비로는 ‘전력절감설비’(24.1%)가 가장 많았고, ‘폐열회수설비’(20.4%), ‘연료절감설비’(15.4%), ‘연료전환설비’(15.3%), ‘신재생에너지설비’(12.8%), ‘공정가스감축설비’(7.4%)가 차례로 나왔다.

대한상의는 “2015년 추진된 투자건수의 50% 이상이 ‘연료절감설비’, ‘전력절감설비’에 집중된 반면 금년에는 ‘폐열회수설비’, ‘연료전환설비’, ‘공정가스감축설비’ 등 다양한 감축설비에 대한 투자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배출권거래제 대응 투자계획이 없는 나머지 기업들은 그 이유로 ‘적용할 수 있는 감축기술 부족’(56.3%)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금 조달의 어려움’(21.9%), ‘배출권 구입 등 다른 수단 우선 고려’(10.9%), ‘경기하락에 따른 배출량 감소’(6.3%) 등을 꼽았다.

‘적용 가능한 감축기술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이유로는 ‘감축기술에 대한 정보가 부족’(74.8%)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기술이 있더라도 투자회수기간으로 인한 경제성 부족’(14.2%)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기술’(11.0%)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배출권거래제 대응과 관련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제도가 미흡하다(54.6%)’는 점을 꼽았다. 이어 ‘배출권 가격의 불확실성’(53.8%), ‘배출권 판매물량 부족’(46.2%), ‘감축기술부족’(33.6%), ‘배출권 구매를 위한 정보부족’(29.4%), ‘대응인력부족’(27.1%) 등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보유한 여분의 배출권이 부족해) 배출권거래제 도입 이전에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한 부분에 대해 정부가 얼마만큼 인정해 줄 것인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배출권거래제 도입 이전에 자발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한 노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올해 8월까지 정부에 ‘조기감축실적’을 신청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출권 매도 물량이 없고, 배출권 가격은 상승하는 상황에서 배출권 거래시장 안정화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아 배출권 가격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고 피력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배출권거래제 시행 1년에 대한 평가가 배출권 거래에만 초점이 맞춰진 면이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목적이 ‘거래 활성화’가 아닌 ‘실질적인 감축활동을 유도하기 위한 것’인 만큼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과 시설투자 확대 방안, 제도 개선 방안 등 보다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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