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은 연애/주형원 저/북로그컴퍼니/272쪽/1만3,800원/2016년 1월 20일 출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여행과 연애는 은근히 닮은 구석이 많다. 시작하기 전엔 설렘으로 가득하지만, 끝난 뒤엔 진한 여운과 공허함을 피할 수 없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온갖 변수와 복병이 도사리고 있는 것 또한 같다.

특히 여행을 계속할지 멈출지, 혹은 갈림길에서 어느 길을 선택할지는 우리가 ‘연애’를 하며 마주하는 고민의 지점과 묘하게 닮아있다.

그래서일까. 여행, 특히 길게 떠나는 여행은 그 자체로 하나의 ‘러브 스토리’가 된다. 그 사랑의 대상이 반드시 ‘이성’인 것은 아니다. 이성은 물론이거니와 아름다운 풍경이나 도시, 우정을 나눈 동성친구, 배움을 준 어른 모두 사랑의 대상이 된다. 여행은 곧 이들과의 끊임없는 만남과 이별의 반복인 셈이다.

<여행은 연애>는 어릴 적부터 평범하지만은 않았던 저자의 여행과 사랑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를 ‘평범하지만은 않다’고 소개한 이유는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전 세계를 돌아다녔고, 한국어를 기본으로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저자는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파리’를 터전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렇다고 저자가 마냥 특별한 존재인 것 또한 아니다. 그녀의 능력과 삶이 화려해 보일지 모르겠으나, 그녀도 결국은 한 명의 ‘사람’이다. 은근히 허당기질도 있고, 사랑에 상처받는 영락없는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여행의 무대는 크게 두 곳. 그 유명한 산티아고 순례길과 쿠바의 산티아고다. 저자는 여행을 나열하는데 치우치지도, 알 수 없는 자기만의 세계에 빠지는데 치우치지도 않는다. 대신 여행을 하면서 벌어진 소소한 일들과 감정을 솔직하고 덤덤하게 펼쳐 놓는다. 여기엔 사랑도 있고, 이별도 있고, 만남도 있고, 헤어짐도 있다. 스펙터클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마치 소곤소곤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어느덧 겨울의 끝자락. 이제 여행하기 좋고, 연애하기 좋은 계절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에 앞서 <여행은 연애>를 통해 여행과 사랑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