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 알고 있는 유럽의 작은도시/톰 체셔 저/유지현 옮김/이덴슬리벨/380쪽/1만4,500원/2016년 1월 18일 출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파리, 런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베를린, 로마, 암스테르담…. 너무나도 익숙한 이 도시들은 모두 유럽의 주요 도시이자 대표적인 관광지다. 배낭여행이든 단체여행이든, 이런 도시들은 늘 우선순위에 들곤 한다. 한정된 시간 속에 이동과 여행이 용이하고, 그 나라의 대표적인 명소와 문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도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 서울을 찾고, 그 중에서도 경복궁과 명동, 강남 등을 우선순위에 둔다.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부산이나 제주도, 경주나 전주 정도를 찾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대한민국에 서울, 부산, 제주도, 경주, 전주 말고도 훌륭한 여행지가 얼마나 많은지. 또 명동이나 강남보다 맛있고 매력적인 동네가 얼마나 많은지 말이다.

이는 당연하게도 유럽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고 대도시에 비해 여행이 쉽지 않을 뿐, 작은 도시들이 오히려 ‘진짜 유럽’에 더 가까울 수 있다. 파리의 아름다움이 파리지앵의 행복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강남의 화려함이 모든 서울 사람들의 삶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나만 알고 있는 유럽의 작은도시>는 이처럼 누구나 아는 대도시가 아닌, 생소하지만 사람 냄새가 나는 유럽의 작은 도시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 톰 체셔는 이력만으로도 든든한 믿음을 준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매체인 ‘더 타임즈’에 20년 동안 여행 관련 글을 실어왔다. 더할 나위 없는 여행전문가이자 작가인 셈이다.

매주 유럽의 곳곳을 누빈 그는 어느덧 더 이상 새로운 곳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그때 문득 생각한 것이 바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작은도시들을 찾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나만 알고 있는 유럽의 작은도시>에 고스란히 담겼다.

톰 체셔가 이 책을 통해 소개하고 있는 도시는 스탠스테드, 슈체진, 포프라트, 헤우게순, 파더보른, 브르노, 탐페레, 부르가스, 류블랴나, 탈린, 캠던, 쇼디치, 리예카 등이다. 만약 한글이 아닌 다른 언어로 써있다면 읽기조차 버거웠을 정도로 대부분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이 낯선 도시들은 톰 체셔에 의해 너무나도 금세 친숙해진다. 그의 노련한 시선과 글솜씨가 사람냄새와 어우러지며 보통의 여행책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생소한 도시들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해줄 사진이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신 책을 읽으며 인터넷으로 각각의 도시들을 찾아본다면 재미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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