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국내 대표적인 유제품 회사 중 한 곳인 빙그레는 아직까지 특별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M&A를 통한 신사업 진출에 의욕을 드러내고 있으나 뾰족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주력브랜드인 ‘바나나맛우유’ 마케팅 강화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동대문에 '바나나맛우유' 브랜드 체험 카페 오픈
빙그레는 오는 11일 바나나맛우유 플래그십 스토어인 ‘옐로우 카페’를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지하 2층에 오픈한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특정 상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 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이다.
옐로우카페는 빙그레에서 처음으로 운영하는 카페 형식의 매장으로 ‘바나나맛우유’를 주재료로 라떼, 쉐이크 등 음료와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한다. 또 푸딩, 타르트 등의 디저트류와 바나나맛우유를 소재로 한 기념품 및 액세서리도 내놓는다.
또 바나나맛우유는 인테리어 소재로도 활용됐다. 매장 입구에는 대형 바나나맛우유 조형물이 설치됐으며, 카페 곳곳의 있는 머그컵, 접시 등 식기에는 바나나맛우유 로고와 이미지를 새겨넣었다.
빙그레는 ‘브랜드 인지도 강화 차원’에서 이 같은 특화매장을 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특화 매장을 오픈한 것을 두고 커피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냈으나, 빙그레 측은 “고객을 위한 브랜드 체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즉 회사의 최대 매출 상품이자 주력 브랜드인 ‘바나나맛우유’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 바나나맛우유는 1974년 출시 이후 42년여 동안 국내 가공유 시장에서 1등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로, 빙그레에게는 최대 효자 상품이다.
◇ 주력 브랜드 매출에만 의존…신사업 진출은 언제쯤?
‘바나나맛우유’는 빙그레의 전체 매출에서 약 20%를 차지한다. 하지만 우유업계 불황과 내수 침체 속에서 작년 이 메가브랜드의 입지도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여전히 가공우유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작년 10월 초코우유에 한 차례 밀리는 모습이 연출됐을 뿐 아니라 편의점에서조차 매출 비중이 조금씩 감소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
여기에 빙그레는 지난해 실적까지 크게 흔들렸다. 빙그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전년대비 매출액은 2.5% 급감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무려 24%, 34.1%나 줄어들었다. 이에 빙그레는 올해부터 이 주력브랜드의 마케팅을 강화해 매출 증진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선 기대를 보내는 한편, 아쉬움도 나타내고 있다. 메가브랜드를 대체할 신제품 개발이나 새로운 신사업 진출에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매일유업이나 남양유업 등 동종업계 유제품사들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불황 극복 전략을 짜는 사이, 빙그레는 그간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M&A를 통한 신사업 진출을 노려봤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빙그레는 지난 2013년 4월 참여했던 웅진식품 인수전에서도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올해에는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신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이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빙그레 관계자는 “신사업 진출은 항상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