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지하2층에 문을 여는 빙그레 '옐로우카페' 전경. <사진제공=빙그레>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우유업계가 불황과 재고 증가로 침체기에 빠져들면서 유제품 업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한 신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는 가하면 신사업 진출로 사업 다각화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 대표적인 유제품 회사 중 한 곳인 빙그레는 아직까지 특별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M&A를 통한 신사업 진출에 의욕을 드러내고 있으나 뾰족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주력브랜드인 ‘바나나맛우유’ 마케팅 강화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동대문에 '바나나맛우유' 브랜드 체험 카페 오픈 

빙그레는 오는 11일  바나나맛우유 플래그십 스토어인 ‘옐로우 카페’를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지하 2층에 오픈한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특정 상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 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이다.

옐로우카페는 빙그레에서 처음으로 운영하는 카페 형식의 매장으로 ‘바나나맛우유’를 주재료로 라떼, 쉐이크 등 음료와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한다. 또 푸딩, 타르트 등의 디저트류와 바나나맛우유를 소재로 한 기념품 및 액세서리도 내놓는다.

또 바나나맛우유는 인테리어 소재로도 활용됐다. 매장 입구에는 대형 바나나맛우유 조형물이 설치됐으며, 카페 곳곳의 있는 머그컵, 접시 등 식기에는 바나나맛우유 로고와 이미지를 새겨넣었다.

빙그레는 ‘브랜드 인지도 강화 차원’에서 이 같은 특화매장을 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특화 매장을 오픈한 것을 두고 커피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냈으나, 빙그레 측은 “고객을 위한 브랜드 체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즉 회사의 최대 매출 상품이자 주력 브랜드인 ‘바나나맛우유’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 바나나맛우유는 1974년 출시 이후 42년여 동안 국내 가공유 시장에서 1등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로, 빙그레에게는 최대 효자 상품이다.

◇ 주력 브랜드 매출에만 의존…신사업 진출은 언제쯤?

‘바나나맛우유’는 빙그레의 전체 매출에서 약 20%를 차지한다. 하지만 우유업계 불황과 내수 침체 속에서 작년 이 메가브랜드의 입지도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여전히 가공우유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작년 10월 초코우유에 한 차례 밀리는 모습이 연출됐을 뿐 아니라 편의점에서조차 매출 비중이 조금씩 감소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

여기에 빙그레는 지난해 실적까지 크게 흔들렸다. 빙그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전년대비 매출액은 2.5% 급감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무려 24%, 34.1%나 줄어들었다. 이에 빙그레는 올해부터 이 주력브랜드의 마케팅을 강화해 매출 증진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선 기대를 보내는 한편, 아쉬움도 나타내고 있다. 메가브랜드를 대체할 신제품 개발이나 새로운 신사업 진출에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매일유업이나 남양유업 등 동종업계 유제품사들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불황 극복 전략을 짜는 사이, 빙그레는 그간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M&A를 통한 신사업 진출을 노려봤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빙그레는 지난 2013년 4월 참여했던 웅진식품 인수전에서도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올해에는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신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이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빙그레 관계자는 “신사업 진출은 항상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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