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반대편에서, 버스킹/조성욱 저/꿈의지도/328쪽/1만3,800원/2016년 2월 19일 출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음악은 여행지에서의 낭만과 추억을 더해주는 백점짜리 소스다. 특히 그 음악이 버스킹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버스킹은 단순한 ‘소리’로서의 음악을 넘어 그 공간 및 사람과 함께 호흡하며 특별한 순간을 만든다.

특히 버스킹과 배낭여행은 ‘자유로움’이라는 공통성을 지니고 있다. 참 잘 어울리는 조합이 아닐 수 없다. 둘 모두 늘 새로움으로 가득하고, 그만큼 불확실성이 높다. ‘젊음’, ‘도전’ 등의 단어와 어울리는, 생기 넘치는 일이라는 점도 같다.

유럽의 고즈넉한 거리, 혹은 남미의 뜨거운 해변 등을 여행하며 버스킹을 한다면? 정말 상상만으로도 설레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장소를 불문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실력’이 전제돼야겠지만 말이다.

여기 이 꿈만 같은 일을 현실로 옮긴 젊은이가 있다. 무려 3년 동안 세계를 누비며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른 이야기를 <지구 반대편에서, 버스킹>에 담은 저자 조성욱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였고, 군 제대 후 버스킹의 매력에 눈을 떴다. 그의 버스킹 무대가 세계로 옮겨진 것은 2010년 호주가 그 시작이었다. 제빵에도 관심이 많던 그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며 기타를 함께 가져갔다. 기타는 그저 친구를 사귀기 위한 도구였지만, 이내 반전이 일어났다. 버스킹부터 라디오출연과 신문 인터뷰, 레스토랑 정기 연주까지, 음악이 ‘직업’이 된 것이다.

호주에서의 이러한 경험은 그가 ‘버스킹 세계일주’를 꿈꾸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의 첫 버스킹 세계일주는 우여곡절로 가득했다. 특히 제빵에 대한 ‘꿈’을 접지 않은 채 버스킹과 여행,  빵 공부를 함께 했던 그는 이내 자신이 지금 행복한지에 대한 물음에 부딪혔다. 강도, 소매치기 등 ‘실패’도 많았지만, 깨달음이란 ‘성공’도 얻은 첫 걸음이었다.

그렇게 다시 자신을 돌아본 저자는 2013년 3월 재차 유럽으로 떠났다. <지구 반대편에서, 버스킹>은 이때부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그의 두 번째 여정은 북미와 남미에 이르러 막을 내린다. 한 도시에 머무르며 버스킹으로 경비를 마련해 다시 떠나는 여행이다.

남이 보기엔 더할 나위 없이 낭만적인 여행이지만, 실상은 ‘처절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벌이를 떠나 버스킹을 할 수 있을지 조차 확실하지 않은 하루하루가 이어진다. 하지만 ‘절망’보단 ‘희망’의 연속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하나하나 이뤄내며 꿋꿋이 걸어가는 그의 모습은 ‘진짜 여행’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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