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전 KB금융회장과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 기업 사외이사 복귀

▲ 중징계 여파로 물러난 임영록(좌) 전 KB금융회장과 김종준(우) 전 하나은행장이 기업 사외이사로 복귀해 눈총을 받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서도 사외이사 후보들의 자격 논란이 뜨겁다. ‘방패막이’ 논란이 잇따르는 권력기관 고위층 인사의 영입 관행이 반복된 데다 ‘독립성’에 의문 부호가 붙인 인사들의 영입도 여전했던 탓이다. 아울러 일부 기업에서는 각종 논란 끝에 중징계를 받고 사실상 불명예 퇴진한 전직 금융권 수장을 사외이사까지 영입해 눈총을 사고 있다.

◇ ‘취업제한’ 피했으나 곱지 않는 여론 ‘팽배’

두산중공업은 지난 25일 정기 주총을 열고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임 전 회장은 금융권을 떠들썩하게 한 ‘KB사태’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이다. 그는 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 인사로 지난 2013년 KB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가 주전선기 교체를 둘러싸고 불거진 내분사태의 책임으로 중징계를 받고 이듬해 9월 중도 사퇴했다. 이번에 사외이사로서 선임되면 퇴진한 지 1년 반 만에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다. 

그의 사외이사 선임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진 않는다. 중징계를 받은 임 전 회장은 4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불가능하지만 일반 기업은 취업 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그의 사외이사 선임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못하다. KB의 신뢰도를 크게 추락시키고 각종 논란에 휘말려 중징계를 받은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비판이 상당한 형편이다. 사외이사 후보 자질로 전문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덕망 역시 중요한 요건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중징계를 받고 사실상 불명예 퇴진한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곳은 또 있다. 바로 하이투자증권과 한진칼이다.

두 회사는 올 주총에서 지난 2014년 중징계를 받은 여파로 물러난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김 전 행장은 2011년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영업 정지된 미래저축은행을 부당 지원한 사실이 적발돼 지난 2014년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받은 인사다. 그는 징계를 받은 뒤 금융당국의 사퇴 압박을 거부하며 갈등을 빚다가 그해 10월 조기통합을 명분으로 사의를 표명, 중도 사퇴했다.

그 역시 중징계를 받아 퇴직시점으로부터 3년 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됐다. 하지만 김 전 행장은 사건 발생 시점이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인 2011년이기 때문에 취업 제한에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법적인 요건에는 걸리지 않으나 그 역시 과거의 징계 이력 때문에 사외이사로서 적격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두 사람은 기업 오너와 고교 동문이라는 점에서 독립성 면에서도 의문을 남기고 있다. 경기고등학교 출신인 임 전 회장은 두산그룹 오너가의 박용오, 박용성, 박용현, 박용만 형제와 동문이다. 아울러 김 전 행장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과 같은 경복고등학교 출신이다. 두 사람은 1949년생으로 나이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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