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조세회피처 관련 대규모 명단 공개

▲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심인보(왼쪽) 기자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성공회빌딩에서 조세회피처 취재 결과 발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최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개한 조세피난처 관련 자료에 한국인 명단 195명이 포함됐다고 알려지면서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013년에도 다수 기업인들이 관련 명단에 이름이 올라 파장이 일었던 만큼 이번에도 같은 사태가 재현될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 

◇ 재계 인사, 이번에도 명단에 대거 오를까

조세회피처란 법인의 개인의 소득에 대해 세금을 아예 부과하지 않거나 낮은 세율(15% 이하)을 적용받는 국가나 지역을 일컫는다. 버진 아일랜드와 파나마 등이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기업들의 경우 해외 투자나 진출 시, 원활한 자금 조달 및 사업 전개를 위해 이런 지역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는 일도 종종 있다.

문제는 이런 조세피난처가 ‘합법적인 이유’보다 ‘탈세’나 ‘돈세탁’의 목적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는 점이다. 최근 이런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거나 불투명한 자금 거래를 이들의 대규모 명단이 공개됐다.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4일 중미 파나마 최대 로펌이자 역외 비밀 도매상’으로 악명 높은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의 자료를 입수해 관련 자료를 발표한 것이다. 이 거래 자료에는 전 세계 저명인사들의 뿐 아니라 한국인들도 명단도 포함돼 있었다. 

<ICIJ>에 따르면 자료 분석 결과, ‘korea’로 검색된 파일은 모두 1만5,000여 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 이름 명단은 총 195명으로 확인됐다.

▲ 한승희 국세청 조사국장이 지난 1월 27일 역외탈세 조사 내용 관련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 뉴시스>
아울러 <뉴스타파>는 노태우 대통령의 장남 재헌 씨가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3곳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와함께 이 매체는 재헌 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배경과 관련, “돈이 은닉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아직까지 195명의 한국인의 정체는 공개되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이번 주부터 확인된 한국인들의 정체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명단이 공개되면 만만치 않은 사회적 파장이 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재계는 이번 사태를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13년에 이어 또 다시 다수의 기업인 인사들이 ‘조세회피처’를 둘러싼 논란에 휘말리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당시 <뉴스타파>는 조세회피처를 통한 역외 탈세 의혹을 제기하며 182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수십 명의 재계 인사가 이와 관련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으론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이수영 OCI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아들 선용 씨, 배전갑 전 대림코퍼레이션 사장, 조민호 전 SK증권 부회장 등이 있다. 

명단공개 후 국세청은 48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 총 1,324억원을 추징했고, 이 중 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이번에도 명단이 확인될 시, 역외 탈세 혐의에 대해 즉각 세무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세청은 외국 과세당국과 공조해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다. 195명 중 수십명의 명단은 이미 확보했다고 알려진다.

금감원도 혐의자들의 명단이 확인되는 대로 외국환 거래법 위반 조사에 나선다. 국내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소득이나 재산 등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거나, 각종 세금을 내지 않으려 했다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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