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의 뺨에 떨어진 눈물/곽재구 저/문학판/448쪽/1만6,800원/2016년 2월 24일 출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사평역에서’라는 시로 이름이 알려진 시인이자, ‘포구기행’과 ‘예술기행’ 등 ‘기행시리즈’를 통해 특유의 감성을 보여준 작가 곽재구의 시선이 이번엔 인도로 향했다.

신간 <시간의 뺨에 떨어진 눈물>은 무려 14년 동안 매년 인도를 오간 곽재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도는 흔히 ‘신비의 나라’라 불린다. 과거 식민 지배를 겪었고 오늘날엔 세계화의 흐름 속에 수많은 외국인들이 찾는 관광지가 됐지만, 인도 특유의 매력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눈부신 기술 발전 속에 점차 흐릿해져가는 ‘인간’이란 존재가 인도에서만큼은 선명해진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이 배낭하나 매고 인도를 찾는 이유다.

이러한 인도의 매력은 곽재구의 마음도 빼앗았다. 당초 곽재구가 인도에 머문 이유는 뱅골어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벨상 수상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작품을 한국어로 번역하기 위해서다.

그랬던 그의 목표는 이내 바뀌었다. 특히 그의 시선을 잡아 끈 것은 인도의 가난한 세습화가들이 그린 그림이었다.

수많은 신이 존재하는 ‘신의 나라’ 인도의 민화엔 인간과 신의 이야기, 다시 말해 인간과 신의 ‘사랑’이 담겨 있다. 그림이 뿜어내는 묘한 매력과 기운, 그 안에 담긴 이야기 등은 한동안 넋을 놓게 할 만큼 강한 힘을 지녔고, 곽재구는 홀린 듯 빠져들었다.

이후 곽재구는 그림을 마주하기 위해 인도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림을 보기 위해선 청년들도 쉽지 않다는 절벽길 야간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곽재구가 긴 시간 인도 구석구석을 다니고, 또 인도의 그림들을 마주하며 겪은 이야기와 생각은 ‘글’을 통해 <시간의 뺨에 떨어진 눈물>에 유려하게 흘러들었다. 특히 곽재구가 직접 찍은 사진과 인도 민화가 함께 담겨 생동감을 더한다.

‘인도’와 ‘그림’, 그리고 곽재구의 섬세한 ‘감성’은 <시간의 뺨에 떨어진 눈물>에서 마치 봄날의 포근한 온도와 따스한 햇살, 찬란한 꽃잎처럼 조화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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