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태양광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관련 소재 국내 최대 생산업체인 OCI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에 힘입어 OCI가 실적 부진의 ‘어두운 터널’에 빠져나올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이런 시장의 기대와 반대로 OCI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뚜렷한 실적 개선을 위해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이다.

◇ 가시적인 실적 개선까지 시간 필요할 듯

곤두박질치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들어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태양광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폴리실리콘(9N) 평균 가격은 지난달 30일 ㎏당 14.4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둘째 주 ㎏당 12.93달러로 바닥을 찍은 후 7주 연속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1월 19.20달러로 최고점을 찍던 시기와 비교하면 아직은 고점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연거푸 하락세를 보이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인 OCI가 실적 개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아직 가시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내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OCI의 1분기 연결 영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3% 감소한 6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줄어든 6,975억 원 정도로 추산됐다. 자회사 실적까지 포함한 연결 실적 전망치이지만 최근의 실적 기대감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OCI 측은 “개별 OCI 실적은 전보다 개선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OCI 관계자는 “작년 OCI리소스, OCI머티리얼즈 등의 자회사를 매각했다”며 “이에 따라 관련 자회사의 영업 실적이 올 1분기에는 빠지다보니 전년 대비 연결 실적은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가격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에 대해선 “최근 상승세이긴 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아직까지 이익을 낼 정도로 가격이 올라가지 않은 상태다. 일단 현재로선 다양한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적자 폭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답했다.

OCI는 최근 몇 년간 공급 과잉에 따른 폴리실리콘의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대규모 영업 적자를 내왔다. 지난해에만 해도 1,44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와 함께 재무구조마저 급격히 악화되면서 신용등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따라 OCI는 알짜 자회사인 OCI머티리얼즈를 매각,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뼈를 깎는 원가절감 노력을 이어왔다. 그 결과 어느 정도의 유동성 위기는 해결이 됐으나 여전히 많은 과제를 품고 있다. 당장의 수익성 개선 뿐 아니라 한쪽으로 쏠린 사업포트폴리오 문제도 한계점으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OCI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태양광 폴리실리콘에 집중돼 있다. 이에 따라 폴리실리콘 시장이 흔들리면 OCI까지 뿌리 채 흔들리는 구조 속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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