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차업계 '빅4'의 1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수입차업체들이 제각기 다른 표정으로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던 수입차시장은 전반적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빅4’로 분류되는 독일차 4총사의 견고한 틀은 변함없었다. 다만 이들 네 업체의 분위기는 완전히 엇갈렸다.

◇ 벤츠, 올해도 매서운 ‘초반 독주’

먼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BMW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벤츠다. 벤츠의 초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올해 들어 월간 판매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은 벤츠는 1분기 총 1만3,247대를 판매하며 1분기 수입차업계 판매 1위에 올랐다.

벤츠의 이러한 실적은 수입차시장에서 단연 돋보인다. 1분기 수입차 판매량은 8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엔 총 5만8,969대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5만5,999대에 그친 것이다. 여기엔 국산차업계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 및 마케팅과 수입차업계의 개소세 인하분을 둘러싼 논란 및 각 업체별 악재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벤츠를 제외한 나머지 ‘빅4’ BMW, 폭스바겐, 아우디 등은 모두 지난해에 비해 저조한 1분기 실적을 남겼다. 벤츠 외에 지난해보다 실적이 나아진 것은 캐딜락, 포드, 혼다, 인피니티, 랜드로버, 렉서스, 미니, 볼보뿐이고, 그나마 대부분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 벤츠에 밀린 BMW, 판매량 토막 난 아우디

앞서 밝혔듯, BMW는 1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았다. 지난해 1분기엔 1만15대의 실적을 남겼지만, 올해는 9,643대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초반 기세는 BMW보다 벤츠가 좋았다. 그러나 6월부터 BMW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10월에 다시 간발의 차이로 앞서나가며 추월에 성공했지만 뒷심에서 밀려 결국 최종 승자는 BMW가 됐다. 9년 연속 연간 판매 1위를 차지한 BMW다. 벤츠는 고작 883대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그런데 벤츠의 올해 기세는 지난해보다 더 매섭다. 1분기 판매량은 지난해 1만1,061대보다 2,000대 이상 증가했다. 반면 BMW의 1분기 판매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1분기까지 BMW에 3,604대 앞서있는 벤츠인데, 지난해엔 이렇게까지 격차가 벌어진 적이 없었다.

물론 아직 1분기에 불과하다. 9년 연속 대권을 지킨 BMW는 지난해에도 벤츠의 거센 도전을 받았지만 끝내 1위 자리를 지켜냈다. 비록 지난해보다 상황이 더 어렵게 흘러가고 있지만, 이제 겨우 1분기가 지난 만큼 3,000~4,000대 차이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반면,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상황은 조금 더 심각하다. 폭스바겐의 1분기 실적은 7,519대로, 지난해 9,180대보다 1,661대 줄어들었다. 1분기 5,436대를 판매하는데 그친 아우디는 지난해 9,891대에 무려 4,455대 모자랐다. 판매량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심지어 2014년 1분기(6,781대)에 비해서도 판매량이 떨어졌다. 아우디는 지난 2월 판매량이 1,000대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984대) 안정적이지 못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부진한 모습은 지난해 불거진 ‘배출가스 조작파문’과 떨어뜨려 생각하기 어렵다. 특히 올해 들어 압수수색 등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1분기 완전히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든 ‘빅4’ 업체들이 향후 어떤 대응과 전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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