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0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밝혀 그 진의를 놓고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0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밝혀, 그 진의에 대해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실상 20대 총선 이후 대권도전 의사를 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1일 김희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부산 연제구를 찾은 김무성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6선 의원이 되는데 이번 20대를 마지막으로 정치를 그만두려 한다”고 말했다. 정계은퇴 선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으나, 다음 총선에 국회의원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 ‘국회의원은 그만…더 큰 정치 해야’, 대권도전 암시한 김무성

곧이어 나온 것은 김무성 대표의 대권도전설이다. 지난 3일 김 대표는 부산 국제시장 유세현장에서 “더 큰 정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의 정치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올라갈 곳은 대통령 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권의지를 밝힌 것으로 정치권은 받아들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 같은 발언이 김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나왔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다만 김 대표는 대권도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다. 앞서 관훈토론회에서 “총선이 끝나면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김 대표는 ‘대권도전을 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내가 직접적으로 대권을 언급한 적 있느냐”며 계속되는 질문에도 의미심장한 웃음만 보일 뿐이다. 그러나 이미 측근들 사이에서는 그의 대권도전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김 대표의 대권행보는 20대 총선 결과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김 대표가 여권의 유일무이한 대권주자로 여겨지고 있지만, 총선이 끝나면 판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선을 전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오세훈 전 시장이 있고 무소속의 유승민 의원도 김 대표의 강력한 경쟁자다. 충청권 후보들이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망론’도 여전히 유효한 카드다.

◇ 부산지역 득표력이 대권행보 바로미터

▲ 박민식 후보 지원유세 차 부산 구포시장을 찾은 김무성 대표를 보기 위해 모인 유권자들 <사진=뉴시스>
이 같은 강력한 경쟁자들 속에서 김 대표의 대권행보가 힘을 받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하나는 김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경남(PK)에서의 전폭적인 지지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모두 부산출신이다. 야권으로 향할 표의 누수를 김 대표가 얼마나 막을 수 있느냐의 바로미터가 이번 20대 총선이 될 예정이다.

주목해야 될 지역구는 부산 북강서갑, 사하갑, 사상구, 경남 김해갑과 김해을 등 격전지로 분류된 곳이다. 이 지역에는 문 전 대표와 정치적 견해를 같이 하는 인사들이 후보로 출마한 상황이다. 문 전 대표와 김 대표의 대리전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어, 결과에 따라 차기 대선에서의 부산민심 흐름을 예측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K지역의 지지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측근그룹의 생존이다. 치열한 당내 경선을 뚫어내기 위해서는 든든한 측근그룹은 필수기 때문이다. 앞서 당의 공천학살 논란 와중에도 김 대표는 최측근으로 통하는 인사들의 공천은 지켜낸 바 있다. 부산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서용교·이헌승 후보가 있고 무투표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이군현 의원도 김 대표의 측근으로 통한다.

이밖에 수도권 지역에서는 서울 강서을의 김성태 후보, 경기 안성의 김학용 후보, 경기 포천가평의 김영우 후보, 수원무의 정미경 후보 등도 측근그룹으로 분류된다. 이들 측근들이 생환할 경우, 김 대표의 대권행보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대선과정에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실무진들 사이에서는 벌써 총선 이후의 흐름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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