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형 세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SM6와 신형 말리부에는 각각 박동훈-제임스 김 사장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이 펄펄 끓어오르고 있다. 1분기 르노삼성 SM6에 이어 2분기엔 한국지엠의 신형 말리부가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특히 당찬 각오와 함께 등장한 SM6와 신형 말리부는 각각 ‘새내기 사장’의 첫 작품이라는 중책을 안고 있어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수입차업계의 대부’ 박동훈 사장은 지난 2013년 르노삼성에 전격 합류하며 눈길을 모았다. 그의 저력은 해외 자동차 회사에 기반을 두고 있는 르노삼성에 딱 맞는 옷처럼 어울렸다. 르노삼성이 2013년 수입 방식으로 도입한 QM3가 대표적이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모델을 선보이는 능력이 돋보였다. SM7 LPe에 도입된 도넛탱크 역시 마찬가지다.

능력을 인정받은 박동훈 사장은 최근 한 단계 더 올라섰다. 르노삼성의 사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그는 프랑수아 프로보 전 사장의 후임으로 낙점됐다. 지난 2000년 르노삼성 출범 이후 첫 번째 한국인 사장이다.

박동훈 사장이 취임과 함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역시 SM6다. 박동훈 사장은 SM6를 소개하며 “현대·기아차가 만들어 놓은 놀이터에서 놀지 않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또한 석 달 안에 2만대, 연간 5만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그의 공언은 틀리지 않았다. SM6는 출시 첫 달인 지난 3월, 쏘나타를 위협하는 판매고를 올리며 중형 세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이러한 추세라면 박동훈 사장의 목표는 가볍게 뛰어넘을 전망이다.

SM6의 성공 여부는 ‘박동훈 사장 시대’의 출발을 알리는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 SM6-신형 말리부, 또 하나의 미션

SM6에 ‘박동훈 사장’이 있다면 한국지엠 신형 말리부에는 ‘제임스 김 사장’이 있다.

지난해 한국지엠에 영입된 제임스 김 사장은 올해부터 사장을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특히 그는 자동차 분야가 아닌 IT업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항간에는 한국지엠이 제임스 김 사장을 영입한 이유가 ‘구조조정’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신형 말리부는 그런 제임스 김 사장의 사실상 첫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한국지엠은 신형 말리부에 상당한 공을 쏟고 있다. 지난 27일 열린 신형 말리부 미디어 쇼케이스 행사는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 또한 제임스 김 사장은 “신형 말리부에 역대 최대 마케팅 비용을 쏟을 것”이라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특히 제임스 김 사장은 쏘나타, K5 등 기존 중형 세단 시장의 ‘강자’ 뿐 아니라 SM6를 향한 자신감도 거침없이 나타냈다. 신형 말리부가 경쟁 차종을 모두 제치고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신형 말리부의 첫 번째 시험대는 사전계약이다. SM6는 지난 2월 사전계약 당시 17일 동안 1만1,000대의 실적을 남긴 바 있다. 신형 말리부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사전계약 첫날에만 2,000대가 넘는 실적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SM6의 첫날 기록을 넘어서는 수치다.

이처럼 SM6와 신형 말리부의 행보는 기존 중형 세단 시장에 대한 ‘도전장’이란 의미 외에도 ‘새내기 사장’ 박동훈 사장과 제임스 김 사장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SM6와 신형 말리부에 달린 두 사장의 자존심 대결에서 누가 먼저 웃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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