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배지 가슴에 착용하고 회의에 참석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옥시레킷벤키져(옥시) 살균제 사망사건이 정치권 책임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한 이후,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책임공방의 발단은 지난 12일 오전 국민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비롯됐다. 회의를 주재한 박지원 원내대표는 “살균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지금까지 방기를 해오고도 윤성규 환경부장관은 책임은 통감하지만 사과는 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입장표명과 함께 관계자에 대한 문책인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회동을 앞둔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정치권의 관심을 모았다. 세월호와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언급, 박 대통령을 압박하는 동시에 국민의당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한 일종의 주도권 싸움으로 해석됐다.

새누리당도 물러서지 않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권성동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정론관 기자회견을 열어 박 원내대표를 정조준 했다. 논란이 된 가습기 살균제는 김대중 정부에서 시판됐고, 제도적 미비를 보완해 문제점을 시정한 게 박근혜 정부라는 게 권 의원이 주장한 요지였다.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난 권 의원은 “(박 원내대표는) 정치 9단이다. 정치공세 감각은 정말 탁월한 사람”이라며 “내가 법사위 2년을 했는데 옆에서 보면 감탄한다. 거짓말도 어떻게 그렇게 눈 하나 깜짝 안하고 (하는지)”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의 발언을 '정치공세'로 규정한 셈이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물러서지 않고 되받아쳤다. 13일 최고위원회가 끝나고 취재진과 만난 그는 “대한민국에 문제가 생기면 단군할아버지한테 가서 다 물어봐야 하느냐”면서 “현재 일어나는 일의 책임은 현 정부의 책임”이라고 거듭 정부 책임론을 강조했다.

가습기뿐만 아니라 세월호 진상조사위의 기간연장 문제도 이날 청와대 회동에서 거론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세월호 배지를 가슴에 착용하고 회의에 참석한 박 원내대표는 “이 복장 그대로 간다”고 힘줘 말한 뒤, “어떤 경우에도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지켜야할 금도는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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