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6시 24분께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 발전소 내 10호기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지만, 화재로 인한 공기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서부발전(사장 조인국)이 잇단 사건사고로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얼마 전 근로자 사망사고에 이어 대형화재까지 발생해서다. 모두 서부발전의 핵심사업인 ‘태안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당장 준공기일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서부발전의 고민이 깊어졌다.

◇ 3조3000억 초대형 프로젝트, 일정 차질 불가피

대형화재 참사가 발생한 곳은 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화력발전소 10호기 건설현장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저녁 6시 10분쯤 태안화력발전소 10호기 탈황 설비 인근에서 불이 났다.

현장에는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헬기와 소방차 등 소방장비 수십여대와 소방대원 500여명이 출동했으며, 불은 4시간여만에 꺼졌다. 다행히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발화점이 지상 40m 높이인데다 유독가스도 많이 발생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발전에 따르면 13일 현재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서부발전 측도 본사와 사업소 직원들로 구성된 대책반을 꾸린 상태다.

▲ 서부발전 조인국 사장은 올해 최대 현안으로 건설 중인 태안 IGCC와 태안 9․10호기 등 대규모 건설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는 것을 꼽았다. 하지만 잇단 사고로 공사일정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조인국 사장의 입장도 난처해지고 있다. <뉴시스>
서부발전은 총 3조3,000억원을 들여 9, 10호기 건설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지난 2012년 9월 공사를 시작한 9, 10호기는 각각 6월과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날 불로 인해 탈황설비가 전소하면서 10호기 건설공사는 준공 기일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10호기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불이 옮겨 붙으면서 9호기 준공일정도 담보할 수 없어졌다. 9호기는 다음 달 상업 운전할 예정이었다.

특히 9호기의 경우, 지난 2월 18일 근로자 2명이 작업 중 추락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60m 높이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다 바닥 일부분이 무너져 내리면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락한 근로자 중 한명은 현장에서 숨지고, 다른 한 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숨을 거뒀다.

<시사위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장관계자들을 비롯해 사고 책임자들은 현재 노동부 고발에 따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화력발전소는 총 8기의 발전기가 가동중이다.  9․10호기가 준공되면 서부발전은 국내 최대 화력발전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서부발전의 가장 큰 과제이자 핵심사업인 셈이다. 실제 조인국 서부발전 사장은 올해 서부발전의 최대 과제로  태안 9․10호기 등 대규모 건설 사업의 성공적 마무리를 꼽은 바 있다. 서부발전 최대 핵심사업인 만큼 “적기 준공과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해왔지만 잇단 사고가 발생하면서 조인국 사장의 입장도 적잖이 곤혹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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