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순만 신임 코레일 사장이 지난 10일 오전 1시 서울 노량진역에서 업무를 시작했다.<코레일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이달부터 코레일을 이끌어가는 홍순만 사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전문성은 있지만 정치권과 연관돼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가 달렸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간 코레일을 맡았던 이들의 면면을 살피면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다가온다.

◇ 코레일 사장 평균 재임기간 20.6개월…

철도청이 전신인 코레일(2007년 한국철도공사에서 명칭변경)은 지난 2005년 설립됐다. 이후 11년 5개월 동안 거쳐 간 사장은 총 6명이다. 평균 재임기간은 2년도 채 안 되는 기간(20.6개월, 공백기 제외)으로,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정치복마전이다.

지난 2005년 1월 신광순 전 철도청장이 코레일의 초대 사장에 오른 지 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유전개발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자 사퇴를 결심한 것. 이후 코레일 사장 자리는 정계와 연관된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졌다.

신광순 전 사장 사퇴직후 취임한 이철 전 사장은 3선 국회의원이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인물이었다. 전문성이 떨어짐에도 발탁돼 참여정부 말기까지 코레일을 맡았다. 그는 지난 2008년 1월 임기를 5개월 앞두고 사퇴, 당시 통합민주당 비례대표에 공천을 신청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MB정부 시절 코레일 사장직을 거쳐간 이들도 각종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현대그룹 출신인 강경호 전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당시 서울지하철공사 사장을 맡은 바 있다. 그는 취임 후 5개월 만에 강원랜드 비리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경찰청장 경력의 허준영 전 사장은 임기 3개월 앞두고 19대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역대 최장기간(약 2년9개월) 자리를 지켰다지만, 재임 중 추진한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코레일에 막대한 부채를 안겼다는 평을 받는다. 허준영 전 사장은 용산개발사업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되기도 했다.

감사원 출신 정창영 전 사장이 MB정권 말기인 지난 2012년 2월 소방수로 등판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 4개월 만에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취임한 최연혜 전 사장은 한국철도대학 교수와 총장, 코레일 부사장 철도전문 경력을 자랑했지만, 정치권에 이미 발을 들인 상태였다.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대전 서구을 후보로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13년 10월부터 코레일 사장을 역임하다 올해 3월 20대 총선에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다.

이처럼 정계 진출을 위해 코레일 사장직을 발판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 홍순만 사장, 철도관련 경력 있다지만… 정치권 입김에 ‘위태’

지난 10일 취임한 홍순만 신임 사장도 이 같은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는 건설교통부 철도국장과 철도기획관,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등을 거친 철도전문가이지만, 동시에 친박계 핵심인물인 유정복 인천시장의 측근이다.

2018년 예정된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코레일 사장자리를 팽개칠 우려가 제기된다.

홍순만 사장이 코레일 정상화에 의지가 굳건하다 해도 내년 대선이 고비로 다가온다. 코레일 사장직이 정치권 내에서 포상으로 인식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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