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견교환하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홍문표 사무총장 권한대행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17일 오후 예정된 새누리당의 전국위원회를 앞두고 긴장감이 상승하고 있다. 친박계 당선자 20여명이 비대위와 혁신위 인선에 공개적으로 반대하자, 비박계 당선자들이 이를 맹비난하며 세 대결 양상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인다.

앞서 16일 오후 박대출·이장우·김태흠 의원 등 친박계 의원 20여명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진석 원내대표의 혁신위 및 비대위 인선에 공개적인 반대의사를 피력했다.

이들은 “내용은 급조됐고, 절차는 하자를 안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계파를 초월하라는 시대정신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며 “우물안 개구리식 인선으로는 우물안 개구리식 혁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비박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혁신위원장을 비롯해 비박계 당선자 다수가 비대위에 입성한 것과 관련, “계파갈등의 정점에 서 있는 인물”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날 전국위원회를 앞두고 친박계 의원들의 이 같은 집단행동은 당내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자 비박계 의원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비대위원에 임명된 김영우 의원과 이혜훈 당선자 등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친박계 의원들을 향해 거친없는 비판발언을 쏟아냈다.

YTN라디오에 출연한 이혜훈 당선자는 “정말 국민들 앞에 얼굴을 못 들겠다. 이번 비대위 인선을 이렇게(비박계 중심) 한 것은 원내대표 체제가 친박일색이라는 호된 비판에 대한 반성”이라며 “원내대표단이 친박일색이라는 비판에는 아무 말 안하셨던 분들이 비박이 인선되었다고 지금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영우 의원도 불교방송에 출연해 “새누리당이 어려움에 처한 이유는 공천 파동이고 그 근저에는 계파의 망령이 도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까지도 우리가 계파의 망령에 사로잡혀 우리가 해야 될 혁신의 내용 이런 것이 중요한 데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후 새누리당은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 및 혁신위 인선에 대한 추인절차에 들어간다. 당헌당규상 전국위원회의 추인이 있어야 비로소 법적 권한과 효력이 발생한다. 그러나 전국위를 앞두고 친박과 비박의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전국위가 계파싸움 이전투구의 장이 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우여곡절 끝이 전국위 추인이 이뤄지더라도 친박과 비박간 계파싸움의 앙금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 혁신위가 혁신안을 발표하더라도 최종반영까지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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